◆…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 <사진 로이터>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물리쳐 '완전한 승리'를 거둘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이 13일(현지시간)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캠벨 부장관은 이날 마이애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청소년 서밋' 행사에서 "우리는 승리가 무엇인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캠벨 부장관은 "가끔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말하는 것을 잘 들어보면 그들은 대부분 전장에서의 대승리, 완전한 승리를 거두는 구상을 얘기한다"며 "우리는 그것이 가능하거나 유력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캠벨 부장관은 가자 지구의 상황을 9·11 테러 이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한 후 해당 국가들의 반복되는 반란에 비유하면서 정치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정치적인 해법이 있어야 한다"며 "과거와 다른 점은 많은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인의 권리가 더 존중되는 방향으로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상황이 지금보다 더 어려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해 1200명을 살해하고 250명을 인질로 잡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맞서 '완전한 승리'를 거두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하마스에 대응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무자비한 공격을 감행하고 가자 보건부 추산 3만5000명 이상의 누적 사망자를 냈으며 인구 밀집 지역을 황무지로 만들었다.
한편 이날 캠벨 부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140만 명의 피란민이 몰려 있는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의 지상전을 하지 말 것을 경고한 가운데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은 이스라엘에 전후 가자 지구 통치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고안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을 촉구했지만, 캠벨의 발언은 미국 고위 관리가 이스라엘의 현재 군사 전략이 목표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것임을 사실상 인정한 지금까지 가장 분명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