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드럼통 살인’ 손가락 모두 자른 이유

태국 파타야에서 30대 한국인 남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일명 '드럼통 살인사건'을 놓고 여러 추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지 경찰은 돈을 노린 계획범죄라고 판단했다.

16일(현지시각) 매체 더네이션 등에 따르면, 태국 수도경찰국의 노파신 풀사왓 부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한국인 3인조 집단이 피해자 A씨(34)의 돈을 노리고 계획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풀사왓 부국장은 피의자 집단이 사건 발생 전부터 서로 알고 지낸 것으로 추정하는 한편, 피의자들이 집을 임대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A씨가 휴대전화로 자신이 가진 돈을 자랑하자 이들은 방콕 유흥지 RCA의 한 술집으로 A씨를 불러 약을 먹인 것이다. 범행을 인정했다는 피의자는 A씨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의식을 잃은 그를 차에 묶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특히 약을 먹은 A씨는 의식이 확실하지 않았지만 피의자들이 준비한 차량에 탔다. 이 과정에서 A씨와 피의자들의 몸싸움이 벌어졌고, 피의자들은 A씨를 집단 폭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파타야로 이동하던 중 A씨가 의식을 되찾아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목이 졸려 숨졌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후 이들은 방콕 롬끌라오 지역 한 주택에서 시신을 대형 플라스틱 통에 넣어 파타야 한 저수지에 유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검 결과 A씨는 양쪽 갈비뼈 2번과 3번이 부러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피의자들이 상복부를 무릎과 주먹으로 가격한 것으로 보인다. 태국 경찰은 A씨의 사인이 폭행으로 인한 호흡부전이라고 설명했다.

태국 경찰은 A씨의 시신은 증거인멸을 목적으로 훼손됐다고 내다봤다. 피의자들이 범행 후 가위를 구매했는데, A씨의 손가락에서 자신들의 DNA가 검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쓴 것으로 해석했다.

덧붙여 태국 경찰은 사건 당일 A씨 계좌에서 170만원과 200만원이 이체된 것을 확인해 한국 경찰과 공조를 통해 송금 대상을 조사했다. A씨가 피의자들로부터 휴대전화 비밀번호 발설을 강요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피의자 2명은 한국과 캄보디아에서 각각 체포됐고 나머지 1명은 아직 도주 중이다. 태국 경찰은 일단 방콕 남부 형사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범인 추적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