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대통령 사망 애도…헬기 사고 후 이란에 도움 요청 받아”

미국은 이란 정부로부터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 수색과 관련해 도움 요청을 받았으나 수송 관련 문제로 응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사고 당시 이란 정부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았다. 우리는 외국 정부의 요청에 응할 때와 마찬가지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분명히 전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무부는 대변인 명의의 별도의 성명을 통해서도 "헬기 추락 사고로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교부 장관, 다른 정부 대표단 일원이 사망한 것에 대해 공식적인 애도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도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매우 불행한 헬기 추락에 의한 사망"이라며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이란이 미국을 비난할 우려가 있냐는 질문에 "미국은 그 추락 사고에서 한 역할은 없다"며 "원인이 무엇인지 추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가 중동의 안보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꼭 광범위한 지역 안보상 영향이 있을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 역시 브리핑에서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도 "라이시 대통령은 자국의 잔혹한 인권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이란 국민을 계속해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커비 보좌관은 미국의 제재가 이번 추락 사고에 책임이 있다는 이란 내 일부 주장에 대해 "전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차기 대통령 선출 및 이란 지도부의 변화가 미국과 이란 사이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거나 행동 변화를 일으키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라이시 대통령은 19일 동아제르바이잔주 바르즈건 지역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이동 중 헬기가 산악지대에 추락하면서 동승자들과 함께 사망했다.

이란 당국은 차기 대통령 보궐선거일을 오는 6월 28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라이시 대통령 장례식은 오는 22일 그가 태어난 이슬람 시아파의 최대 성지중 하나인 마슈하드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