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부 "서방의 도발적 발언·위협에 대응하는 것"
핵탄두 탑재 가능한 이스칸데르 킨잘 미사일 훈련
지난해 러 전술핵 배치한 벨라루스도 훈련에 참여
로이터 "더 깊은 서방 개입 막기 위한 푸틴의 경고"
◆…러시아 국방부가 21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에서 러시아 남부군구가 비전략적 핵무기의 준비 및 사용에 관한 실무 훈련을 포함하는 1단계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이스칸데르 미사일 시스템 위에 있는 군인의 모습. <사진 로이터>
러시아가 서방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전술핵무기 훈련 1단계를 시작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전술핵무기 발사 모의훈련의 1단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훈련의 1단계에는 이스칸데르와 킨잘 미사일 발사 훈련이 포함되며 우크라이나에 인접해 있는 러시아 남부군관구의 미사일 부대가 해당 훈련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군이)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위한 '특수 탄약'(핵탄두)을 획득하고 이를 발사체에 장착하여 발사에 대비해 지정된 위치로 은밀히 전진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시에 항공 부대는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에 특수 탄두를 장착하는 연습을 하고 있으며 지정된 순찰 구역을 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를 배치한 벨라루스 또한 훈련에 참여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이 서방 도발에 대응한 것이라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한 서방 관리들의 전투적 성명이 러시아에 안보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이는 러시아에 대한 개별 서방 관리들의 도발적인 발언과 위협에 대응하여 러시아 국가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보장하기 위해 비전략적 핵무기의 전투 사용에 대비한 부대와 장비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과 일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지도자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군을 파견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로이터는 핵 분석가들을 인용해 이번 훈련은 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깊이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푸틴 대통령의 경고 신호라고 전했다.
지난달 러시아 외무부는 전술핵무기 훈련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에 있는 서방과 '꼭두각시'에게 "명확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 외무부는 "우리는 이번 훈련이 서방의 뜨거운 머리를 식힐 수 있기를 바란다"며 "그들이 만들어내는 전략적 위험의 잠재적인 재앙적 결과를 깨닫고 러시아와 직접적인 군사 대결로 가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소련 및 러시아 군축 관리이자 빈 군축 및 비확산 센터의 선임 연구원인 니콜라 소코프는로이터에 "이번 훈련은 분명 우크라이나 주둔 NATO 국가군의 우크라이나 주둔 논의에 대한 대응 신호"라며 "가장 중요한 특징은 사전 발표와 가시성"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는 미사일이 군용 차량 호송대에 실려 운반돼 발사 준비가 된 위치에 배치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재래식 전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 내에서 비전략 핵무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미국과학자연맹은 러시아가 약 1,558개의 비전략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로이터는 이 같은 전술핵무기가 도시 전체를 쓸어버릴 전략적 핵무기보다는 위력이 떨어지지만 사용될 시 서방에 커다란 충격과 함께 확전 악순환을 촉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