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라인야후 사태’에 법으로 압박?.. “한국은 무얼하고 있는가”

일본, 참의원에서 ‘중요안보정보법’ 통과시켜

이언주 “경제안보 시대.. 한국의 전략 가져야”

앞서 ‘라인야후 사태’ 정치권 화두로 떠올라

일본 참의원이 기밀정보나 첨단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중요 정보를 취급하는 민간인을 국가가 지정한다는 '중요안보정보법'을 통과시켰다. 이를 두고 일본 정부가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압박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 정치권에서는 지정학적 안보가 경제안보의 개념으로 확장된 시기에 한국이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일본 참의원에서 '중요안보정보법'이 통과됐다. 해당 법안의 공식명칭은 '중요경제안보정보의 보호 및 활용에 관한 법률'으로 기밀정보나 첨단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고자 중요 정보를 취급하는 민간인을 일본 정부가 지정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일본에서 해당 법이 시행되면 지난해 11월 발생했던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도 처벌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라인야후의 정보 취급 담당자를 일본 정부가 지정할 수 있어, 한국 국적 직원들을 배제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일본 참의원이 중요안보정보법을 통과시킨 데 대해서, 일본 정부가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압박하기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의 네이버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일본 참의원이 '중요안보정보법'을 통과시켰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유무역이 군사적 보호 하에서 행해지고 국가 차원의 산업 전략이 자국 경제성장에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지금은 제국주의 시대와 유사하다"며 "우린 이 상황을 대비하고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그 사이 한국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일본 기업인 소프트뱅크가 한국 네이버에 '라인야후'의 지분 관련 합의를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이후 '라인야후 사태'가 화두에 떠올랐다. 네이버가 개발한 메신저 '라인'의 경영권이 일본 측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라인야후 사태가 불거지자 정치권에서는 한국 정부를 향해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9일 노종면 원내대변인의 서면브리핑을 통해 "라인 탈취하는 일본에 한마디 항변도 못 하는 참담한 외교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가"라며 "오죽하면 조선일보가 '국익을 훼손하면서까지 한일 관계 개선을 기뻐할 수는 없다'고 질타했겠나. 일본 정부 눈치 보는 행태를 중단하라"고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한국 정부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더 이상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해외 진출 국내기업을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국민의힘 소속 유승민 전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대통령과 외교부가 나서서 일본 정부에 항의하고 한국 기업의 해외 투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이 지난 22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26일 서울에서 한일 정상회담 추진을 조율하고 있다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양국 정상회담 의제로 소프트뱅크와 네이버 간 라인야후 자본관계에 대한 내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도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