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證 "비트코인 현물ETF 논리대로 진행...정치적 고려도 크게 작용"
신영證 "美 SEC, 기존 입장 뒤집는 기조로 선회...정치적 요인 작용 결과"
◆…비트코인에 이어 가상화폐 이더리움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23일(현지시간)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승인을 받았다.［사진=로이터 제공］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을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승인한 이유가 비트코인 현물ETF 등장 논리대로 이더리움 선물ETF가 이미 존재했기 때문에 현물ETF를 거절할 근거가 부족했다는 점과 함께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고려도 크게 작용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24일 디지털자산 주간보고서를 통해 미 SEC가 이더리움 현물ETF를 승인한 직접적 사유에 대해 "비트코인 현물ETF가 등장한 논리대로 이더리움 선물ETF가 이미 존재했기 때문에 이더리움 현물ETF를 거절할 근거가 부족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사유도 크게 작용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디지털자산 친화적인 모습으로 변신하며 민주당측도 디지털자산에 대해 지나치게 강경한 입장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추가적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이번주 디지털자산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을 담은 'FIT21'법안이 SEC와 백악관의 반발에도 하원을 통과하는 등 완강하던 민주당의 입장도 변화하는 모습"이라고 부연했다. 즉, 미 대선이 이더리움의 제도권 진입을 빠르게 이끈 것으로 본 셈이다.
앞서 미 SEC는 23일(현지시간) 반에크, 피델리티, 그레이스케일 등 8개 자산운용사가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승인을 내린 지 약 4개월 만이며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으로는 처음이다.
SEC는 홈페이지를 통해 "신중한 검토 끝에 위원회는 제안이 거래소법과 그에 따른 국가 증권 거래소에 적용되는 규칙 및 규정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명시했다.
홍 연구원은 "이더리움 현물ETF를 승인함으로써 이더리움(ETH)자체가 증권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청 운용사들로 하여금 ETF가 보유한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하지 않는 구조로 변경하라는 피드백을 한 것을 보면 이더리움 스테이킹 서비스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증권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1월10일 승인되고 1월11일 거래가 시작된 비트코인 현물ETF 때와 달리, 이더리움 현물ETF 거래까지는 준비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거래가 시작된다면 비트코인 때처럼 8개로 파악되는 이더리움 현물ETF들이 동시에 거래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 뒤, "SEC의 추가적인 입장 발표를 확인해야 될 수 있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더리움 현물ETF의 한계점과 관련해서 홍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디지털금'이라는 비유를 통해 투자 포인트가 알려진 면이 있지만, 이더리움은 일반투자자들의 이해도가 낮으며 관심도 상대적으로 낮다"고 분석했다.
또한 "비트코인은 가치저장수단으로서 ETF를 통한 보유자체가 투자목적이 될 수 있다면, 이더리움(ETH)은 블록체인을 운영하는 것에 필요한 '디지털석유' 성격의 자산이기 때문에 ETF를 통해 보유할 시 직접 현물을 보유하는 것보다 활용도가 낮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스테이킹 기능이 ETF에 없음에 따라 스테이킹을 통해 추가 이더리움을 얻지 못하는 점도 단점이라고 언급했다. '스테이킹(Staking)'은 보유 암호화폐의 일정량을 지분(Stake)으로 고정하는 것으로, 보유한 암호화폐 지분의 유동성을 묶어두는 대신 블록체인 플랫폼의 운영 및 검증에 참여하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받는 것을 일컫는다.
신영증권 임민호 연구원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SEC는 단기간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기존 입장을 뒤집는 기조로 선회했다"며 "이는 정치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되며 그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와 SEC는 올 5월 초까지도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입장을 공식화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재 양자간 지지율, 경합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고 있으며 가상자산에 긍정적인 유권자 층이 트럼프 지지층과 겹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는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의원들도 관측된다"면서 "SEC의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이 가상자산에 대한 현 스탠스의 변화를 대변한다면 연내 미국의 가상자산 정책은 산업에 좀 더 우호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24일 오후 3시 57분 기준 이더리움은 전 거래일보다 2.55%(13만5000원) 515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이날 최고가 535만원∼최저가 513만1000원 사이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는 모양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