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고온에 도심 곳곳 팅커벨 습격…'사람 몸에 다닥다닥'

평년보다 기온 높아지면서 출몰 시기 앞당겨

지자체, 화학적 방제보다는 유인살충기 설치

최근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간판과 유리창에 가득 달라붙어 있는 동양하루살이의 출몰에 시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동양하루살이는 몸집에 비해 큰 날개를 가져 '팅커벨'이라고도 불린다. 2급수 이상 깨끗한 물에 서식하는 곤충으로 수명은 보통 2~3일로 짧은 편이다. 빛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어 불빛이 많은 도심의 간판, 가로등 불빛 등에 떼를 지어 출몰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지만 유충과 성체 모두 물고기와 새 먹이가 되므로 수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양하루살이는 보통 성충이 되는 5월 중하순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출몰 시기가 앞당겨졌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벌레를 봤다는 목격담이 속속 올라오고 있으며 경의중앙선 열차 안에 동양하루살이가 잔뜩 붙어있는 사진이 공유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한강변 동네들 조명 켜진 간판마다 다닥다닥 붙어 있어 징그럽다", "팅커벨이 대중교통 타는 법 알아서 점점 활동범위 넓어지는듯", "익충이라면 참아야겠지", "쟤네가 주인인데 우리가 빌려쓰고 있었잖아. 이제 같이 나눠 쓰는거지"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올해는 평년보다 덥고 비가 많이 내릴 확률이 높아 다양한 벌레가 예년보다 더 잦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상청은 올해 6월과 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 7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라고 예측했다.

이에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는 살충제를 사용하는 화학적 방제보다는 빛에 이끌리는 습성을 고려해 해충 유인살충기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환경부와 서울시는 이달부터 한강에 조명 보트를 띄워 방제하는 방안에 대해 연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