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금융혁신 및 기술 법안’ 통과에 도움
“2024년 예비선거에서 업계 지원받은 의원 11명 승리”
“암호화폐 업계 로비스트, 3년 새 270명으로 4배 넘게 급증”
SEC “법안, 규제 공백을 촉발해 투자자와 자본 시장을 위협” 우려
◆…암호화폐 회사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지난 4년간 최소 1억4900만달러(약 2038억원)을 로비에 지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사진 로이터>
암호화폐 회사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지난 4년간 최소 1억4900만달러(약 2038억원)을 로비에 지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26일(현지시간) WP는 주요 암호화폐 회사들이 값비싼 로비 캠페인을 통해 연방법을 개정하기 위해 애쓰고 있으며 실제 미 하원이 암호화폐에 대한 우호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WP 자체 분석 자료와 정치자금 감시 기관인 오픈시크릿, 퍼블릭시티즌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로비 금액 중 600만달러 가량은 암호화폐 관련 연방정부 정책의 추진을 위해 사용됐다.
WP는 이 같은 로비 캠페인은 지난주 미국 하원이 암호화폐에 관한 최초의 주요 법안인 '21세기 금융혁신 및 기술'을 가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진단했다.
해당 법안은 암호화폐에 관한 연방정부의 감독 권한은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암호화폐 업계에 더 우호적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 옮기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상원 표결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주 백악관은 이 제안에 반대한다고 발표했으나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히진 않았다.
또한 분석에 따르면 업계는 지난 두 번의 선거 동안 해당 법안을 옹호하고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의원들을 당선시키기 위해 캠페인 및 기타 단체에 9천만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기부했다.
실제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 패트릭 맥헨리(공화당-노스캐롤라이나) 의원 등 '21세기 금융혁신 및 기술' 법안을 추진한 의원들이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에 따르면 맥헨리 의원은 최근 몇 년간 업계로부터 188,000달러 이상을 지원받았으며 "'21세기 금융혁신 및 기술 법안'은 매우 필요한 규제 체제"라고 말한 글렌 톰슨 하원의원(공화당-펜실베이니아) 은 업계로부터 39,000달러 이상을 받았다. 암호화폐 중심 패널 의장인 프렌치 힐 의원(공화당-아칸소) 또한 42,000달러 이상을 지원받았다.
WP는 지금까지 암호화폐 업계로부터 지원받은 11명의 의회 후보가 2024년 예비 선거에서 승리했으며 그들은 암호화폐에 대한 연방 규제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최근 의회는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번 달 미 의회는 또 다른 SEC 정책을 제한하는 것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으며 하원은 연방 디지털화폐를 차단하는 것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다.
맥헨리 의원은 해당 법안의 하원 통과 전 "암호화폐 기업들이 성숙해지고 있다"며 "이는 의회의 첫 암호화폐 법안을 추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WP는 연방 선거 자금법에 따라 특정 비영리 단체에 대한 기부금이 비공개 처리된 만큼 실제 로비에 지출된 금액은 추정치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DC에 등록된 업계 로비스트는 2020년 58명에서 지난해 270명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SEC 측은 이에 대해 강력하게 반박하고 있다. 개리 겐슬러 SEC 의장은 성명을 통해 "법안은 규제 공백을 촉발하고 투자자와 자본 시장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암호화폐 업계의 실패, 사기, 파산 기록은 규칙이 없거나 규칙이 불분명하기 때문이 아니다. 암호화폐 업계의 많은 플레이어가 규칙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