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기부자에 "친팔 운동 25~30년 전으로 퇴보시킬 것"
가자 전쟁 대해 불명확했던 기존 입장과 비교돼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 브롱크스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 로이터>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재선될 시 최근 미 대학가에서 확산되고 있는 친팔레스타인 시위 참가자들을 모두 추방하는 등 이에 대한 강력한 진압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4일 선거 자금 유대인 기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급진적 혁명 세력"의 일부라고 명명하며 "내가 재선된다면 우리는 그 운동(친팔레스타인 시위)을 25~30년 전으로 퇴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 전역의 대학 캠퍼스에서 텐트를 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가담한 학생들을 자신의 행정부가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위 학생 모두를 추방할 것"이라며 "외국인 학생들이 너무 많지 않나. 이 말을 듣는 순간 모두 다 얌전해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한 이날 기부자 중 한 명이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과 교수진이 향후 미국의 권력을 잡을 수 있다고 불평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제는 중단돼야 한다"고 답하며 다른 대학 또한 뉴욕 경찰국이 컬럼비아대학 시위를 진압한 방식을 따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 같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그간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기존의 행보와 비교되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세에 대한 비판으로 젊은 층과 유색인들의 지지를 잃고 있는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이를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겨냥해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비판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3월 이스라엘 매체 하욤과의 인터뷰에서 "당신(네타냐후)은 전쟁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평화를 되찾고 사람을 죽이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WP는 2020년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인정하자 이에 분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네타냐후와의 대화를 단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