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학회-한국조세정책학회, '기업 재생에너지 생산 및 사용활성화' 공동심포지엄 개최
김진태 교수 "재생에너지 생산·투자 글로벌 추세 못따라가면 기업수출에도 악영향"
"발전사업자와 그외사업자 구분해 세제혜택 중복되지 않게 지원해야"
윤성만 교수 "재생에너지 사용에 비례해 일정비율 세액공제·재정지원 고려필요"
패널토론, 기업·학계·정부 관계자 참석해 각계 입장 및 생각 전해
◆…5일 한국조세정책학회·한국세무학회 주최 '기업의 재생에너지 생산 및 사용 활성화를 위한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높이기 위해 생산·투자세액공제 등 세제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구체적으로 발전사업자 이외 기업(제조업 등)에게는 생산세액공제를 부여해 재생에너지 발전·사용을 촉진하고, 기존 발전사업자에게는 투자세액공제를 상향 적용해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공급을 유도하자는 것. 조세형평을 고려해 혜택의 중복적용을 피하고 기업성격에 맞는 혜택 적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한국세무학회(학회장 최원석)와 한국조세정책학회(학회장 오문성) 공동주최로 열린 '기업의 재생에너지 생산 및 사용활성화를 위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본격적인 심포지엄 전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과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축사를 위해 나섰다. 두 의원은 "민간의 자발적 재생에너지 사용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22대 국회에서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분야 합리적인 세제지원 방안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진태 중앙대 교수가 제1주제 '재생에너지 생산 및 시설투자 활성화를 위한 조세지원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날 제1주제발표를 맡은 중앙대 김진태 교수(회계영역)는 '재생에너지 생산 및 시설투자 활성화를 위한 조세지원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환경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늘어나지 않으면 RE100(재생에너지 100%)로 가는 글로벌 추세에 따라 한국 수출기업들의 거래가 줄 수 있어, 적절한 세제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재생에너지 공급비중은 2020년 기준 OECD 국가의 1/4수준(통계청, SDG이행보고서2024)이며, 2022년 기준으로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8.1%로 많이 부족한 현실"이라며 "한국무역협회의 연구에서 2022년 이후 100만달러 이상 수출하는 민간기업들은 RE100이행을 요구받은 경험이 16.9%로 나타나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한 글로벌 수요(압박)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국은 통합투자세액공제제도를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에 대한 투자 시 세액공제를 하고있지만, 재생에너지 발전(량)에 따른 조세혜택은 없다"며 "한국도 미국의 생산세액공제(PTC)처럼 단위 전략생산량 당 일정금액을 전력생산기업 법인세에서 세액공제하는 제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재생에너지 (자가)발전의 대상은 중소·중견기업보다는 대기업이 다수인데, 많은 일반기업들이 자가발전(자기소유 부지에서 전력생산)을 통해 재생에너지 공급을 원하는 상황인데 이에 대한 세제혜택이 미미하다"며 "현재는 자가발전 비중이 올해 추정기준 사업용발전량 대비 1/10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 교수는 (자가)발전사업자로 한정해 생산세액공제와 투자세액공제 상향적용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사업용 재생에너지 발전량에 생산세액공제를 도입하면 공제 규모가 지나치게 커져(자가발전의 10배 수준)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자가발전 재생에너지 발전량에 대해서 '생산세액공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향된 투자세액공제율을 발전사업자에 대해 적용해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증가를 높여야 한다"며 "다만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그외 사업자에게 조세혜택을 다르게 적용하면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발전사업자에게는 투자세액공제율 상향적용을, 그 외 사업자에게는 생산세액공제를 적용한다면 이 문제를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성만 서울과기대 교수가 제2주제 '재생에너지 사용촉진 활성화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어진 제2주제 발표에서는 윤성만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경영학과)가 '재생에너지 사용촉진 활성화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윤 교수는 앞선 발표와 동일한 맥락에서 자가발전과 그 외 발전에서 재생에너지 생산·투자가 아닌 사용에 대한 재정·세제지원을 비교했다.
윤 교수는 "기업들이 선호하는 RE100 이행수단은 자가발전이 다수인데,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력사용은 기존 전력사용료 대비 비용부담이 커서, 사용량에 1~7% 비례한 세액공제 및 재정지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해외 선진국만큼만 지원 이뤄져도 만족"
◆…기업의 재생에너지 생산 및 사용활성화를 위한 심포지엄에 참여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도 재생에너지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토론에 참가한 기재부 관계자는세액공제 도입 과정에서 결손기업 비중과 최저한세에 걸리는 부분은 없는지 등을 다각적으로 고민해서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경아 삼성전자 그룹장은 "2050년까지 RE100 실천에 노력하고 있지만 비용측면에서 세부적인 계획을 짜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해외 선진국만큼만 지원이 이뤄져도 만족해, 현재 이와 관련한 세액공제가 기업규모와 연관돼 있는데 그보다는 재생에너지 보급자체에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용태 현대자동차 상무는 "현대·기아차 2040~2045년 사이 RE100 달성을 목표로 하며 해외사업장은 2030년 100% 달성을 전망한다"면서 "기업 특성상 지붕에 태양광 설치가 용이한데, 애로사항으로 투자기간이 10년 이상 장기로 추정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투자세액공제율 상향될수록 그 기간이 짧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윤재열 한화큐셀 전무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한데, 태양광발전소가 생긴지 이제 17년이 돼, 사람으로 치면 고등학생으로 돈 벌기가 힘들어 부모(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세액공제는 영업이익이 발생해야 돌려받을 수 있어, 생산·투자세액공제뿐만 아니라 미국처럼 직접지원(보조금) 옵션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미옥 가톨릭대 교수(세무회계금융학)와 전홍준 신구대학교 교수(세무회계)는 "한국의 지리적 특성사 재생에너지 발전이 어렵고 단가가 높다"면서 "세액공제를 적용할 때 기업경쟁력을 고려해 시기별로 지원율을 달리적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배진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조세지원은 정부개입을 의미해 그에 대한 타당성과 효과성에 대한 검토가 더 필요하다"며 "한국 지리적 특성상 세제지원을 해준다고 해서 기업의 투자가 얼마나 늘어날지에 대한 의문점과 한국의 경직된 전력시장, 탄소배출권 지원 등 다양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백경엽 국회예산정책처 세제분석2과장은 "탄소중립 이행 목표설정에 신재생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면서 "RE100은 민간의 목표지만 친환경 정책은 정부개입이 필요해 조세지원만으로는 향후 재생에너지 목표율 달성이 힘들어 재정지출 확대가 수반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문건 기획재정부 조세특례제도과 과장은 "현재 탄소포집, 수소활용 등이 신성장동력 원천기술로 쭉 열거돼 있어, 재생에너지 산업에 조세지원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기생산에 대한 세제지원과 재정지원 등을 고려할 때, 생산·투자세액공제 도입 적용 시 결손기업 비중과 최저한세에 걸리는 부분은 없는지 등을 다각적으로 고민해서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