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힘, 법사위원장 주장하려면 채상병 특검법 찬성부터”

박정훈 대령 5차 공판.. 이준석 “강대강 대치는 정부·여당이 천명”

김규현 “무죄추정 거꾸로.. 박정훈 대령이 재판서 무죄 입증해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을 수사하던 중 보직해임된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5차 공판에 출석한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국민의힘이 소수자로서 위치를 주장하고 싶다면 더 약한 대중의 목소리를 듣고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여주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내 중앙지역 군사법원 입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이 지금 얘기하는 소수정당에게 법사위원장을 배분하던, 과거 관례를 적용하는 말은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린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전날 여·야는 우원식 국회의장 선출 이후 처음으로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을 2차례 진행했지만 핵심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 의원들은 이날 밤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 법제사법위원장·운영위원장 등 11개 국회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이 의원은 전날 국회 원 구성 과정에 대해 "어제 민주당 주도로 절차가 진행된 건 원래대로라면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회 정신은 협치에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나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관례가 여럿 깨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 언제부터 본인과 관계된 특검을 막아세우고 거부권을 행사해 왔나"라며 "과거 대통령들도 본인에게 불편한 수사 많이 겪어왔다. 드루킹 특검도 그렇고 국정농단 특검도 그랬지만 그런 사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국민 뜻에 맡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대강 대치를 천명한 건 오히려 정부·여당"이라며 "국민의힘이 국회 내 소수로서 위치를 주장하고 싶다면 더 약한 대중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국민들도 소수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는 과거 관례에 타당하다는 입장을 보여주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계속해서 박정훈 전 수사단장의 변호인 김규현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의 쟁점이 단순하다면서 그 진실은 수사 외압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이 사건의 쟁점은 국방부 장관의 이첩보류 명령 및 해병대사령관의 이첩 보류명령이 정당한 지시였는지, 아니면 혐의자 축소를 위한 수사 외압이었는지의 여부"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측은 사건 이첩보류 지시가 "국방 장관의 적법한 지휘 행사"라고 주장하는 반면, 박정훈 전 수사단장 측은 "단순한 이첩보류가 아닌 수사 외압"이라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김 변호사는 이어 "형사 절차에서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되고 피고인이 유죄임은 검사가 입증해야 한다"며 "그런데 이 사건은 거꾸로 돼 있다. 이첩보류 명령이 정당하지 않았음을, 즉 박정훈 대령이 무죄임을 변호인들이 입증해야 하는 거꾸로된 재판"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사실상 변호인들이 수사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파악한 사실조회를 통해 대통령이 개인 핸드폰으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내역도 밝혀냈고, 최근 국방부 조사본부도 임성근 사단장을 빼는 게 맞지 않다는 정황까지 나왔다"며 "이 사건의 진실, 이첩보류 명령이 수사외압이었음을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2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장으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11일 오전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번 주 중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심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법사위원장으로서 간사가 될 김승원 민주당 의원에게 즉각 소위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