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경쟁력, 국제적으로 낮은 수준"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일 "가계부채의 증가는 경기둔화와 주택가격 하락 등 경제여건의 변화가 발생할 경우 가계대출 연체 증가로 인해 가계와 금융권의 부실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권 부총리는 이날 오전 롯데호텔에서 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금융기관 경영인 조찬강연'에서 "최근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이지만 일부 위험요인도 상존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권 부총리는 "올해 9월까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36조원 증가해 지난해에 비해 10.2% 증가했다"면서 "이러한 가계부채의 증가는 가계의 금융비용을 증가시켜 소비여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가계 채무상환능력이나 금융기관 손실대응능력 등을 고려하면 현 단계에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중소기업 대출의 급속한 증가세로 인해 향후 경기가 둔화될 경우 부실증가가 대출축소·회수로 이어져 자금난 심화 및 부실증가 문제로 발생할 수 있다"며 "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대출 급증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 1차적으로 서민금융기관의 부실 및 은행권 대출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최근 금융기관 외화대출 증가와 관련 "외환수급 문제발생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환율변동성 및 해외차입여건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기관의 환리스크 및 외화유동성 관리를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최근 금융기관들이 주택담보대출 및 중소기업 대출부문에서 과도한 경쟁조짐을 보이고 있는 등 '쏠림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러한 쏠림현상은 개별 금융기관의 경영위험을 높이고 시장불안의 잠재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은행의 리스크 관리능력이 미흡해 자금중개 기능이 활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고 금융업권 간의 불균형도 여전하다"며 "우리 금융부문의 경쟁력도 국제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위험요인에 대해 "상시적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미시적인 금융시장 불안요인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며 "금융중개기능 확충 및 시스템 선진화와 금융산업의 균형발전 및 국제화를 추진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