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한국회계기준원에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공개 초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 제출
◆…21일 한국경제인협회는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공개 초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을 한국회계기준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출처=연합뉴스)
21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공개 초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을 한국회계기준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경협의 의견은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가 대기업은 물론 공급망 내 중소·중견기업에까지 적용되는 만큼 제도 시행 전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것. 대기업도 준비 상황이 천차만별인데다 1차 적용대상인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들도 5년 이상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한경협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103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속가능성 공시제도의 적절한 도입 시기로 2029년 이후를 꼽은 기업이 27.2%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26년 이후(25.2%), 2027년 이후(23.3%), 2028년 이후(22.3%) 순이었다.
한경협은 "지속가능성 공시 데이터 중 미래 시나리오에 따른 추정·가정치가 필요한 경우, 관련 시스템 구축 등을 위한 충분한 준비기간과 테스트기간이 부여돼야 한다"면서 "선진국도 공시기준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고, 블랙록 등 글로벌 투자기관들의 입장변화, 반(反) ESG 바람 등 국제적 흐름이 계속 변화하고 있어 성급하게 공시기준을 확정하는 것은 기업의 국제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경협은 법적 부담이 큰 법적 의무공시가 아닌 자율공시로 추진할 것을 건의했다. 자율공시도 허위·부실 정보 공시를 이용해 기업이 부정거래행위나 사기를 행하는 경우 손해배상책임, 과징금, 형법상 책임 등을 지게 되기 때문에, 기업이 성실히 공시를 할 유인이 충분히 존재해 제도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한경협은 스코프3 탄소배출량을 공시대상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코프3은 가치 사슬 전체에서 기업의 활동과 관련된 모든 간접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의미한다. 생산과정에서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뿐만 아니라 공급망에서 사용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도 범위에 포함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스코프3을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기업들의 아우성이 크다. 미국도 기후공시규정 초안에는 스코프3 배출량 공시를 포함했지만, 현실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아울러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반영해 최종안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한경협은 글로벌 정합성과 기업 부담을 고려할 때, 공시 초안에 포함된 '정책 목적상 공개가 권고되는 항목들에 대한 추가 공시'를 삭제해야 한다고 내세웠다. 선택 공시 사항으로 규정했지만 공시를 하지 않는 것이 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국내적 특수성이 반영된 지표나 글로벌 기준과 동떨어진 사항들이 포함돼 있어 도입 필요성이 높지 않다는 주장이다.
한경협은 "지속가능성 공시 시행 자체에 기업들이 이미 많은 부담을 안고 시작하는 상황이기에 우리나의 상황과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가 활용되고 장기적으로 현장에 안착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중소·중견기업까지 지속가능성 공시가 영향을 끼치는 만큼 충분한 준비기간과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