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휴진 중단하고 긴 호흡으로 투쟁...전 의협회장 "문과임?"

4개 병원 교수 투표서 73.6%가 "휴진 중단"

비대위 "환자 피해 고려, 지속 가능한 투쟁 계속"

노환규, 기사 공유하며 "긴 호흡의 투쟁, 문과임?"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다른 대형병원들로 번지던 집단 휴진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0일부터 4개 병원 소속 교수(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강남센터)를 대상으로 무기한 휴진 등에 관한 투표를 진행한 결과, 교수 948명 중 698명(73.6%)이 '휴진을 중단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의 저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휴진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은 192명(20.3%)이었다.

투표 결과에 따라 24일부터 서울대병원 등 4개 병원은 정상 진료 체계로 복귀한다. 의료계 내부에선 다른 대형병원들로 번지던 휴진 움직임이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이날 뉴시스에 "(의대 교수들이) 모두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마음이긴 하지만, 외래·입원·수술 환자를 직접 보는 교수들이 휴진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무기한 휴진에 나섰던 서울대병원이 닷새 만에 접어 다른 대학병원 교수들도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대위는 집단 휴진 중단 배경에 대해 "정부는 불통이지만 우리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다"며 "우리가 전면 휴진을 중단하는 이유는 당장 지금 발생할 수 있는 환자의 피해를 그대로 둘 수 없어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능한 불통 정부의 설익은 정책을 받아들여서가 아니다. 긴 호흡으로 지속 가능한 방식의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의 무기한 휴진 중단 기사를 공유하며 "긴 호흡의 투쟁, 문과임?"이라는 글을 올려 비대위를 저격했다.

한편,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단연)와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는 다음달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1000여명 규모로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촉구' 집회를 연다. 환단연은 "오늘 서울의대 비대위가 무기한 휴진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으나, 충분치 않다"며 "환자의 불안과 피해를 도구로 정부를 압박하는 의료계의 투쟁방식에 환자단체들은 더는 인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