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 "라인플러스 등 네이버와 연결 끊어지는 것 우려"
"개발자들이 10년 넘게 축적한 기술 등 일본 넘어가는 것 아니냐"
이해민 "매각 가능성 열려 있고, 고용 불안 상황도 계속"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라인(LINE) 외교 참사의 나비효과'라는 주제로 열린 '일본의 대한민국 IT 기술 침탈 시도 저지를 위한 네이버 노조 긴급 토론회'에서 오세윤 네이버노조 지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네이버 노동조합은 25일 네이버의 경영진이 라인야후와 관련된 지분을 매각한다면 네이버가 미래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 경영진들이 정치적 압박과 경영적 손실만 따져 매각 결정을 해선 안 된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힌 것을 주장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의 오세윤 지회장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라인 외교 참사의 나비효과' 긴급 토론회에서 라인 야후 지분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오 지회장은 "저희 노동조합은 라인 서비스를 만들어 온 구성원들과 그 구성원들이 만들어온 서비스와 기술 등을 보호하기 위해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하면 안 된다는 결론을 짓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지분 매각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네이버와 라인을 경영해 나가고 있는 경영진이 이 문제에 대해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는 것이 굉장히 아쉬운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처럼 불확실한 상황들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명확하게 라인야후 경영통합을 할 때 하려고 했던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시너지를 통해서 라인 서비스를 글로벌하게 키워나가겠다는 목적을 다시 생각해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서비스 이용자들에게도 안심시키고 갈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라인야후 매각 이슈는 누가 봐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무관심과 방치로 2500여명의 대한민국 국민이 고용 불안에 떨고 있고, 애써 만든 서비스와 기술을 통째로 빼앗길지 모른다는 좌절감을 겪고 있다. 정부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의 경영진, 그리고 A홀딩스(라인야후의 대주주)의 대표이자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에게 요청드린다"며 "지금 당장 정치적 압박과 눈앞의 경영적 손실만을 따져서 매각이라는 결정을 하게 된다면 서비스뿐 아니라 결국 사람들의 열정을 잃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나아가 네이버의 미래를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고 했다.
또 "일본 정부가 라인 야후에 지속적으로 네이버와 연결고리를 끊으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기업 간의 일로 치부하며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며 "라인플러스를 포함한 라인 계열사들이 네이버와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것을 우려한다. 한국 개발자들이 10년 넘게 축적한 기술과 서비스가 하나씩 일본에 넘어가는 것은 아닌지 실질적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라인플러스를 비롯한 라인 관련 한국법인 직원은 약 2500명이다.
윤대균 아주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토론회 발제에서 "라인야후는 일본 내에서의 라인 서비스를 집중해서 담당하고, 일본 외에 동남아 지역에서의 라인 서비스는 라인 플러스가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기술주권 전쟁 시대다. 인공지능 시대에 중요한 데이터들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공지능 모델을 발전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라며 "만약 이런 것들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우리는 결국 해외 모델들, 오픈 AI나 구글의 제미니 등을 갖다 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라인야후 사태를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적으로 나아갈 방향 이런 차원에서도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는 조국혁신당 이해민·김준형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용만·이용우 의원 등이 주최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일본 총무성이 라인야후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하라며 보고서 제출을 요구한 7월 1일이 이제 6일밖에 남지 않았다"며 "네이버가 제출할 보고서에는 지분 매각에 대한 내용은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이후에도 매각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고 그에 따른 고용자들의 고용 불안 상황도 계속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지금 정부는 7월 1일 보고서 마감 이전에 해당 (자본관계 재검토) 항목에 대한 삭제를 일본 총무성에 요구하고, 우리 정부에 대한 사과를 촉구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는 향후 해외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라서, 라임 외교참사가 가져올 후폭풍에 대해 예측해보고 외교적, 법적,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해 대응해 나가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본 총무성은 지난 3∼4월 라인야후에 사이버 보안 강화를 요구하는 두 차례 행정지도를 실시하며 내달 1일까지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하도록 요구했다.
특히 행정지도 내용에 자본관계 재검토 요구가 포함돼 일본이 네이버로부터 라인야후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한국에서 제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