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시스템 대체로 안정적…단, PF 부실·채무 누증 불안 요인"

한은, 26일 금융안정회의 열고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의결

'차주 상환부담 지속·PF 시장 부진' 등 금융기관 자산건전성 저하 우려

한은 "대내외 리스크 요인 전개 양상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할 것"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은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단기적으로 취약부문의 채무상환부담 누증, 부동산PF 부실 우려,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저하 및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등 대외여건 관련 불확실성 증대 등의 리스크 요인이 지속되고 있다고 봤다.

2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금융안정회의)에서는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의결했다. 한은은 한국은행법 96조 1항에 따라 연 2회 금융안정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는 국회에 제출되며 다음 주 발간될 예정이다.

한은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실물경기 회복 흐름 속에 금융기관의 복원력과 대외지급능력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시스템의 단기적인 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 Financial Stress Index)는 2024년 5월 15.9를 기록하며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비은행금융기관의 연체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의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시스템 내 중장기적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 Financial Vulnerability Index)는 2024년 1분기 30.5로 장기평균(08년 이후 35.3)을 다소 하회하는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부문별 상황을 살펴보면 신용시장에서는 최근 민간신용 증가세보다 실물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민간신용 레버리지가 2023년 3분기 이후 하락했지만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자산시장에서는 주요국 통화정책 관련 기대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국내외 물가·경기 추이 등에 따라 시장금리와 주식가격이 등락하는 가운데 변동성이 줄어들고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등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했다. 주택가격의 경우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에서 상승 전환했다.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금융업권 간에 다소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금융기관의 복원력은 자본적정성 및 유동성 비율이 규제기준을 상회하는 등 양호한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모든 업권에서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증가했으나 은행의 경우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 노력 등에 힘입어 고정이하여신비율 상승세가 제약됐다. 한편 비은행업권에서는 부동산PF 부진 지속 등으로 인해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대외부문의 경우 외국인 국내증권투자 자금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 유지, 국내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 등으로 주식과 채권 모두 순유입됐으며 대외지급능력도 대체로 양호한 모습을 이어갔다. 거주자 해외증권투자는 IT기업의 업황 개선 전망, 미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 기대 등으로 주식과 채권 모두 순투자 규모가 확대됐다.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취약부문의 채무상환부담 누증, 부동산PF 부실 우려,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저하 및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등 대외여건 관련 불확실성 증대 등의 리스크 요인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중장기적으로 민간신용 레버리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인 상황에서 향후 가계부채 누증 재개 등 금융취약성이 증대될 위험도 잠재해 있다고 봤다.

금융시스템의 대내외 충격 감내능력을 의미하는 복원력은 금융기관의 자본적정성 비율이 감독기준을 크게 상회하고 유동성비율도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양호한 모습을 지속했다.

우리나라의 대외지급능력은 대체로 양호한 모습을 이어갔으며, 한은금융망 등 금융시장인프라의 결제리스크도 안정적으로 관리됐다.

한은은 "대내외 충격에도 금융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동산PF 관련 불확실성 완화 및 시장 불안 해소 도모, 금융기관 복원력 제고, 민간신용 관리 강화 및 취약부문 지원, 정책당국 간 협력 강화 등 정책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안정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 대응을 위해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시장불안 요인이 발생할 경우 적기에 시장안정화 조치를 실시하는 등 여타 정책당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