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 불안감이 치료에 악영향... 보호자들도 울분”

다음달 ‘거리투쟁’ 예고한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환자들, 굉장히 불안하고 답답해”

4달 넘게 이어지는 의료공백 사태에 환자단체들이 다음 달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지금 환자들은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그 불안감이 치료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의료계를 향해 호소했다.

안 대표는 26일 오전 YTN라디오 '배승희의 뉴스파이팅'과의 인터뷰에서 "환자들의 투병 의지가 제일 중요한데 환자들이 굉장히 불안해하고 답답해한다. 환자 보호자들의 경우에도 이 상황에 울분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의료공백으로 인한 환자들의 피해와 관련해 "병원에서 주로 중증 환자, 희귀질환 환자에게 집중치료를 하고 있다. 지체되면 환자들이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중증 환자 바로 밑에 있는 중등증 환자가 실제 피해를 보고 있다. 모든 의사 인력이 중증·희귀질환 환자에 집중돼 약간 중증도가 떨어지는 환자들이 오히려 피해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등증 환자들은 당장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게 아니니 당장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참 답답한 상황이 돼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안 대표는 정부의 의대증원 2천명 추진 정책에 대해서는 "내년 2025년 의대정원은 사실상 확정이 되지 않았나. 정부 정책이 이뤄지고 있으면 그대로 내려놓고 2026년 의사인력 수급에서 논의하면 된다"며 "그렇게 사회적 논란을 끝낼 수 있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의료계를 향해 "정부 정책에 반대하면서 환자 생명과 불안을 도구로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정부를 상대로는 2020년에도 (의료계가) 집단행동을 하지 않았나"라고 짚었다.

안 대표는 아울러 의료공백 장기화에도 병원에 남은 의사들을 향해서는 "전공의가 떠났지만 의대교수·전임의들이 있어서 환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어도 문제 제기를 못하는 것"이라며 "남아서 치료하는 의사 선생님들의 모습을 환자들이 다 보고 있고, 이분들에 대해 상당히 감사해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의사들의 집단행동 장기화에 환자단체들은 다음 달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촉구 환자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 집회 예정일인 7월4일은 서울아산병원 소속 의대교수들이 휴진에 들어가겠다고 한 날인데, 환자단체들은 의사 집단행동에 더는 참지 않고 맞서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