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나성동 국세청 청사.
지능적인 수법으로 역외탈세를 자행한 탈세자들이 국세청의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는다.
2일 국세청은 국적세탁·가상자산 등 신종 탈세수법을 통해 해외수익을 은닉한 업체를 비롯해 해외 원정진료 소득 탈루, 국내 핵심자산 무상 이전 등의 수법으로 역외탈세 혐의를 받는 총 41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착수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국세청이 공개한 역외탈세 사례.
■ 해외소득 탈루하려 국적도 이름도 바꿔
◆…(국세청 제공)
국내 거주자 갑은 해외에서 운영하는 사업을 미신고하고, 신고 누락한 소득을 해외 비밀계좌에 은닉했다. 갑은 국내에 계속 거주하며 사업 활동을 지속할 예정임에도 황금비자로 외국 국적을 사실상 매입해 국적을 변경했다.
잠시 외국에 머물렀다가 주민등록번호와 한국 여권을 버리고 이름을 바꾼 외국 여권으로 입국한 갑은 추적을 회피하면서 은닉자금 일부를 투자명목으로 국내에 반입했다. 그렇게 들여온 은닉자금은 동거인 을(외국인)에게 국내·외 외국인끼리의 거래인 것처럼 꾸며 국내 계좌에 송금, 이를 통해 호화 저택을 구매했다.
국세청은 갑의 해외 탈루소득 수백억원에 대한 소득세를 과세하고 해외 은닉 자금을 추적해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미이행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아울러 동거인 을에게는 증여세를 부과한다.
■ 해외 유령회사 이용해 법인자금 은닉
◆…(국세청 제공)
갑은 도매업을 영위하는 내국법인 A의 사주다. 그는 해외 거래처에서 지급받은 중계무역 대금을 실질적으로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해외 유령회사의 명의로 수령해 법인자금을 해외에 은닉하고 있었다. 이로써 A법인은 소득 없이 인건비 등 비용만 나가, 결손으로 국내에 세금을 전혀 내지 않고 영업이 가능했다.
한편, 해외 유령회사의 현지인 관리자는 갑의 측근관계로, 사주 갑 몰래 은닉한 법인자금을 빼돌려 조세회피처 계좌로 횡령했다.
이에 국세청은 신고 누락한 수백억원의 중계무역 소득에 대해 법인세 과세와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과태로를 부과할 예정이다. 또한, 유출된 은닉자금 중 사주 갑에게 회수된 부분이 있는지도 추적해 소득세를 과세한다.
■ 페이퍼컴퍼니로 돈 아닌 비트코인 받아 탈루
◆…(국세청 제공)
내국법인 A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로, 가상자산 발행사 등 해외 고객사에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대가로 법정통화가 아닌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받았다.
더욱이 A법인은 해외 페이퍼컴퍼니 B 명의로 가상자산을 수취해 소득을 미신고했으며, 이를 매각해 발생한 거액의 매각차익 역시 수익을 신고하지 않았다. 또한, 매각차익 일부는 사주 명의 조세회피처 펀드 계좌로 가공비용 계상 등의 방법을 이용해 유출했다.
국세청은 해외용역 대가 및 가상자산 매각차익 미신고액 수백억원에 대해 법인세를 과세하고, 역외펀드 유출 자금에 대해서도 사주에게 소득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 해외 원정진료로 받은 가상자산, 차명계좌 통해 자금세탁
◆…(국세청 제공)
성형외과 의사 A씨는 동남아 현지 병원에서 원정진료 후, 대가로 가상자산을 받았다. 과세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A씨는 받은 가상자산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매각, 외국인 B씨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수백회에 걸쳐 ATM으로 현금을 인출했다. 그렇게 인출한 현금은 다른 ATM을 통해 본인 명의 계좌로 다시 수백회에 걸쳐 임금해 자금을 세탁했다.
또한, A씨는 자신이 지배하는 특수관계법인 C로부터 외국인 환자 유치용역을 제공받고, 적정 수수료를 초과해 과다지급하는 방식으로 소득세를 탈루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A씨에게 가상자산으로 수취한 원정진료 대가 수십억원과 수수료 과다지급분 수십억원에 대한 소득세를 과세할 예정이다.
■ 수출대금 빼돌려 도박자금으로 이용까지
◆…(국세청 제공)
제조업 업체 A내국법인은 사주 개인의 미신고 현지법인에 해외 거래처로부터 받을 수출대금을 빼돌렸다. 이렇게 유출한 법인자금은 사주 갑의 원정도박 자금과 사주 자녀의 해외체류비로 사용됐다.
아울러 A법인은 외주업체에게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매입가액이 부풀려진 세금계산서를 받아냈고, 사주 갑은 차액을 돌려받아 도박자금으로 사용했다.
더욱이 A법인은 사주 갑과 함께 카지노에 출입하는 외국인 도박 파트너 을의 유령 사업체에 가공으로 매입 거래를 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유출했다.
국세청은 신고 누락한 수출대금 등 수백억원에 대해 매출누락으로 과세하고, 사주 갑의 도박자금 등으로 쓰인 수백억원에 대해 소득세를 과세할 방침이다.
■ 다국적기업, 국내 사업부 임직원 집단해고하며 국외관계사에 무상이전
◆…(국세청 제공)
다국적기업의 국내 제조법인이었던 A사는 해외 거래처 D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룹 사업구조가 재편되며 A법인이 보유하던 판매 기능은 외국 관계사 C로 무상 이전됐다.
이로 인해 판매기능과 고객 계약이 모두 이전된 A법인은 매출이 65% 이상 급감한 반면, C 외국법인은 매출이 급등하는 등 대가 없이 높은 이익을 보게 됐다.
그 과정에서 A법인의 국내 임직원들이 집단 해고돼 명예퇴직금 등 고액의 비용이 발생했음에도, 외국 모법인 B에 사업구조 재편비용을 과소청구하는 등 일부 금액만 보전 받아 국내 법인세를 과소신고했다.
국세청은 국내 자회사 A가 외국 관계사 C에 무상 이전한 고객 계약 등 양도대가와 집단해고 비용 등에 대한 과소 청구분 수천억원에 대해 법인세를 과세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