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상장주식·골프회원권부터 우선시행"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개정안 의결
공직을 이용한 부정한 재산증식을 막기 위해 일정 공무원에 대해선 재산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내년부터 공직자들이 재산등록을 할 땐 부동산·상장주식·골프회원권의 시가변동액을 함께 신고할 것을 의무화했다.
지금까지는 매매·증여 등 재산거래가 있을 때만 등록을 의무화시켰을 뿐 가액변동은 신고에서 제외, 지위를 이용해 부정하게 재산가치를 부풀린 뒤 공직을 떠나 재산을 처분하는 경우는 검증절차에 한계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양도소득세나 상속·증여세 계산을 위해 국세청 등에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확인할 수 있는 부동산에 대한 공시지가 등은 가액변동도 신고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조세일보 2005년 11월 8일자 [공직자 재산등록검증 "허점 여전하다"]>
정부는 12일 세종로중앙청사에서 한명숙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공직자 재산등록시 재산가액 변동사항도 매년 신고토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공직자윤리법시행령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2007년 정기변동사항 신고부터는 평가가액이 공시되는 부동산, 상장주식, 골프회원권 등의 재산은 전년말 기준의 공시가격을 등록하고 공개하게 된다.
이와 관련 행정자치부는 "지금까지 거래 없이 가액만 변동된 경우는 신고대상에서 제외, 최초 신고가액이 그대로 유지돼 시가와 차이가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고 실토했다.
특히 소유목적으로 장기간 재산을 보유할 수록 격차가 더 커지게 돼, 재산등록내역이 현실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함으로써 국민들의 불신을 초래하는 요인이 됐다는 것이 행자부 설명이다.
행자부는 "앞으로는 재산가액을 실제 가치에 맞춰 매년 갱신토록 함으로써 공직자의 재산내역이 보다 투명하고 정확하게 관리되고 검증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이로 인해 재산등록제도의 실효성과 대국민 신뢰도가 크게 제고될 것"으로 기대했다.
시행 첫해인 내년의 경우 그 동안에 누적된 공시가액 변동액이 일시에 반영돼 공직자들의 재산이 갑자기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현상도 예견되는 상황.
이와 관련 행자부는 내년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시 동일한 재산이 거래 없이 평가가액만 증감된 경우는 공직을 이용한 부정한 재산증식이나 투기에 의한 축재로 오해되지 않도록 다른 사유로 인한 재산증감과 구분해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 12월 1일 국회를 통과한 공직자윤리법이 공포 6개월 후부터 시행됨에 따라, 내년 6월부터는 전체 신고재산에 대해 가액변동신고제가 확대 시행된다.
행자부는 이와 관련 "이번 가액변동신고제 도입은 법 시행 이전인 2007년 정기변동신고 때부터 적용하기 위해 시행령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부동산, 상장주식, 골프회원권 등 시행효과가 큰 중요재산에 한하여 우선 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4급 이상 공무원 전원과 7급 이상 국세·관세·환경직 공무원, 경사 이상의 경찰공무원 등이 부정한 재산축적 방지를 위한 재산등록검증 대상이다.
이날 개정안은 또 임·직원이 재산을 등록해야 하고 퇴직 뒤 일정기간 유관기업체에 취업이 제한되는 공직유관단체에 고등과학원·극지연구소 등 77개 기관·단체가 추가됐다. 또 임원의 재산을 공개하는 공직유관단체에 경기도립의료원·과학기술인공제회 등 22개 기관·단체를 포함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