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무신고 가산세 체계 등 변경될 전망
2년여 동안의 치열한 논란이 결실을 맺었다. 오는 2008년부터 종합부동산세 과세방식이 현행 신고납부 체계에서 '부과고지' 체계로 전면 전환된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지난 12일 조세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종부세 과세방식을 부과고지로 전환하는 내용의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오는 14일과 15일 예정된 재경위 전체회의와 국회 본회의를 거치면 최종 확정된다.
재경위 소위의 의결사항에 따르면 종부세 과세방식을 부과고지로 전환하고 다만 납세자 편의성을 고려해 신고납부도 허용, 사실상 종부세 과세방식은 '부과고지-신고납부'로 이원화되게 된다.
국세청의 시스템 구축 등 준비기간을 고려해 본격적인 시행시기는 2008년으로 잡았다. 따라서 내년까지는 현재와 같은 신고납부 형태로 종부세 부과가 이뤄지게 된다.
□ "신고납부가 원칙(?)"‥2년 만에 꺾인 정부의 '고집'=국회의원들의 주도로 종부세 과세방식 전환이 결정됐지만, 이를 감당해 낼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은 정부다. 결국 도입초기부터 "신고납부가 조세원칙"이라는 등의 주장을 펴온 정부의 '고집'이 꺾인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첫 과세를 시행하면서 세액이 100만원 이하인 납세자에 대해서만 세액을 계산해 안내해 줬지만 그 이상 세액의 납세자에게는 원칙적으로 세액을 직접 계산(과세물건명세 등은 안내)토록 했다.
당시 국세청장이었던 이주성씨를 비롯한 정부 고위관료들은 종부세 과세방식도 기타 세목과 같이 신고납부가 원칙이라고 개별납세자들이 세액을 계산해 신고납부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불이익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의 논란이 뜨거웠다. 첫 부과가 이뤄진 지난해 12월 국회 재경위에서는 여·야의원들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여당의원들은 종부세 개별 신고납부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세액계산이 어렵다'며 격론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여당의 한 의원이 '국세청 안내만 가지고 세금계산이 어렵다'고 주장한 야당 의원을 겨냥해(?) '고졸 학력수준이면 다 계산할 수 있다'고 발언,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 과세대상자 확대-종부세 과세방식 전환 '촉매역할'=지난해 8·31대책이 발표되면서 종부세 과세기준이 하향조정되고 세대별 합산이 도입, 올해 종부세 과세대상자가 대폭 늘어나게 되면서 분위기가 180도 달려졌다.
과세대상자의 대대적인 확대로 인해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까지도 부과고지 체계로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 아울러 그동안 부과고지 체제 전환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했던 정부도 태도를 누그러뜨리자 부과고지 체제 변경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특히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전군표 국세청장은 지난 7월 인사청문회에서 "지난해 종부세 업무를 보면서 신고납부제에 따른 일부 납세자들의 불편사항이 있었다"며 "종부세 부과고지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세청은 올해분 종부세 납부 대상자 35만여명에게 세액을 계산해 신고납부토록 안내하는 등 부과고지 체제로 전환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입증하기도 했다.
□ 가산세 체계 등 변경 가해질 듯=현행 법상 종부세를 자진 신고납부할 경우 3%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지만 신고하지 않거나 납부하지 않을 경우 일정률의 가산세가 부과되고 있다(신고불성실·납부불성실 가산세).
정부는 이 같은 가산세 부과를 제도 시행 초기라는 점을 감안해 오는 2007년까지 면제키로 했다. 다만 기간내에 신고납부하지 않을 경우 다음해 2월 중 세액을 결정해 고지하고 이마저도 내지 않을 경우 3%의 가산금 및 중가산금을 부과하고 있다.
부과고지 체계로 전환됨에 따라 이 같은 가산금 체계도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고납부가 병행되기는 하지만 원칙적인 부과고지가 이뤄지기 때문에 무신고 가산세 등은 폐지될 전망이다.
이를 대신해 ▲과소신고 가산세 ▲무납부 가산세 등이 새롭게 도입될 전망이다. 아울러 신고납부를 전제한 3%의 세액공제 혜택 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