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안 낳는 한국... OECD “이러다 한국 소멸한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우리나라를 '저출생 월드 챔피언'이라며 육아휴직 확대 등을 권고했다.

11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빈센트 코엔(Vincent Koen) OECD 경제검토국 국가분석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한국 경제 보고서 브리핑을 통해 "한국의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고 '월드 챔피언'이지 말아야 할 부분에서 월드 챔피언이 됐다"고 이같이 말했다.

코엔 실장은 "젊은이들은 서울로 몰려드는데 집값이 비싸서 가정을 꾸리는 비용이 많이 든다"며 저출산의 원인을 지목했다.

이와 관련해 파렐리우센(Jon Pareliussen) 한국·스웨덴 데스크 한국경제담당관은 정부가 지급하는 출산장려금에 대해 "저출생에 대한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며 "저출생 통합 패키지 가운데 하나로 활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연인이 아이를 낳아서 키우게 되면 지출이 늘게 된다"라며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고 다시 일자리를 찾는다고 해도 낮은 임금을 받을 수밖에 없어 일·가장 양립이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은 장기적으로 '소멸의 길'(on the path to going extinct)로 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OECD가 이날 발표한 '2024 한국경제보고서'의 1장 제목은 '한국은 업그레이드된 성장모델이 필요하다'(Korea needs an upgraded growth model)이다. 2년 만에 나온 OECD 한국경제보고서는 △거시경제 전망 및 정책 평가 △생산성 제고를 위한 개혁 △탄소 감축 △인구감소 대응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고서는 올해 한국 경제가 2.6%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종전 전망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2.5%로 제시했다. 5월 전망 대비 0.1%p 낮췄다.

OECD는 "반도체 수출 개선에 힘입어 성장이 강화되고, 인플레이션은 점차 둔화되고 있다"며 "가계부채·부동산PF 등 금융·주택시장 혼란에 신속하게 대처했다"고 평가했다.

덧붙여 "한국은 코로나 이후 글로벌 고물가, 수출 부진 등에 따른 일시적 성장 약화에서 벗어나 성장이 재개됐다"면서 "그간 누적된 고물가·고금리 영향에도 금년 하반기부터 내수가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 성장 동력을 보완하기 위해선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OECD는 "대-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 완화를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 등을 엄격히 관리하고, 시장 내 경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구 문제도 언급했다. OECD는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 및 재정부담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출산율을 올리고, 노동인구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며 "심리적·경제적 부담 없이 출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일-생활 균형과 출산·육아비용 등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