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등 선거 리스크로 정책 재검토 상황
ECB,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통화정책 결정할 듯
◆…유럽중앙은행(ECB) 로고. 사진=로이터통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경제학자 29명을 대상으로 지난 5~10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ECB가 지난 6월 0.25%p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9월에 추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1년 후인 내년 9월 예금 기준금리가 2.5%에 도달할 때까지 매 분기마다 한 차례씩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인하 속도는 지난 5월 하순 조사 때보다는 약간 늦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럽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강하고 경기침체 회복세가 이미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여기에 정치 상황이 경제의 불안 요인을 가중시키고 있다. 오는 11월에 치러지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이 재정지출부터 무역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제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하는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ECB 정책 입안자들은 각종 경제지표를 확인한 후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역시 올해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두 번 인하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다.
카스텐 브르제스키 ING 거시경제팀장은 "현시점에서 금리를 계속 인하할 필요는 없다"면서 "ECB는 결국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는 방식을 고수할 것이며, 향후 가이던스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응답자의 상당수는 유럽의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임금 상승이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안제이 스체파니악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서비스 기업들은 수요 부족이 아닌 공급 요인으로 인해 생산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며 "여전히 심각한 노동력 부족과 탄력적인 서비스 수요로 인해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중기적으로 계속 높아질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ECB 대응도 서두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흘라이스 치리고타키스 그리스 국립은행의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활동과 노동시장 지표가 매우 견고한 수준에서 점차 정상화되고 있는 가운데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금리 인하 쪽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ECB도 금리 인하 재개를 다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다음 주 18일 열리는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7월 추가인하를 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뱅 브로이어 S&P글로벌레이팅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정치적 혼란이 불거진데다 채권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ECB가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명확한 전망치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