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비 한도액 10% 한도, 연 5000억원 기업혜택
대한민국 기업들의 대표적인 접대문화는 '술접대'와 '골프접대'로 구분된다. 이 같은 향응성 접대의 폐단(?)을 시정하기 위해 정부는 그 동안 정책적 규제를 가했다. 대표적인 것이 '50만원 이상 접대비 실명제'다.
정부는 또한 기업의 접대문화를 건전화를 유도하기 위해 연극·오페라·전시회·각종 스포츠 경기 등 공연관람권으로 지출하는 접대비 등은 접대비 실명제 대상에서 제외해 주기로 하는 등의 정책을 시행해 왔다.
지금까지의 접대비 정책은 단순히 기업 접대문화에 배어든 '향응성'을 제거하기 위한 일방향성 정책에 속했다. 그러나 14일 정부가 발표한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대책에 포함된 '문화접대비'도입 방안은 문화예술단체 지원이라는 새로운 목적이 추가됐다.
정부 방안에 따르면 기업의 문화비 지출에 대한 인센티브로서 일정기준(접대비의 5%)이상으로 지출한 문화접대비를 추가로 손비인정한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현행 세법에 규정한 각 기업체의 접대비 한도액의 10%를 한도로 2년간 한시적으로 도입·운용키로 했다. 각종 법률개선 등을 감안해 이르면 오는 2008년부터 시행되게 될 전망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기업들은 접대비 한도액을 초과해 접대비를 지출할 수 있다. 다만 접대비 '문화예술 분야'에만 지출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문화접대비 어떻게 도입되나=현행 세법에는 각 기업체의 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접대비 손금산입 한도액이 정해져 있다. 이 한도를 초과하는 접대비는 손금불산입, 지출액만큼의 세금이 추징되도록 되어 있다.
접대비 손금산입 한도액 산식은 1200만원(대기업, 중소기업은 1800만원)+매출액×적용률이다. 적용률은 매출액에 따라 다른데 100억원 이하는 0.2%, 100억원∼500억원은 0.1%, 500억원 초과는 0.03%다.
정부의 문화접대비 제도는 기업이 사용한 총접대비의 5%이상 지출한 문화접대비에 대해서는 접대비 한도액의 10% 한도내에서 2년간 한시적으로 추가로 손비 인정해주는 내용이다. 다만 문화접대비를 기준금액(총접대비의 5%)에 미달해 지출한 기업은 별도의 문화접대비 추가한도를 적용 받지 못하도록 했다.
문화접대비 인센티브 대상은 현행 국세청의 접대비 실명제 관련기준을 준용, 연극·오페라·전시회·운동경기 등 공연관람권 구입비용 등 명목으로 지출하는 접대비다.
□ 구체적인 적용사례는=접대비 한도액 8000만원, 총접대비 지출액 1억원, 문화접대비 1000만원을 지출한 A기업과 접대비 한도액 2억5000만원, 총접대비 지출액 3억원, 문화접대비 300만원을 지출한 B기업, 접대비 한도액 1억5000만원, 총접대비 지출액 2억원, 문화접대비 3000만원을 사용한 C기업 등을 예로 들어보자.
A기업은 총접대비의 10% 이상을 문화접대비로 사용했고 B기업은 총접대비의 1%만을 문화접대비로 사용했다. C기업은 총접대비의 15%를 문화접대비로 사용했다.
이를 토대로 보면 A기업과 C기업은 문화접대비 제도를 적용받을 수 있다. B기업의 경우 문화접대비를 기준금액(총접대비의 5%)에 미달해 지출했기 때문에 추가한도 적용에서 배제되게 된다.
정부 방안은 기준금액(총접대비의 5%)을 초과해 지출한 금액에 대해서는 기존 접대비 한도에 상관없이 손비로 인정된다. 다만 일반접대비한도액의 10%까지만 허용된다.
이에 따라 A기업의 경우 적용받을 수 있는 문화접대비의 한도는 800만원(접대비 한도액 8000만원의 10%)이며 기준금액(총접대비의 5%, 500만원)을 초과해 사용한 500만원이 접대비 손비인정을 받아 총 8500만원의 접대비 손비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된다.
C기업의 경우는 기준금액(총접대비의 5%, 1000만원)을 초과해 사용한 2000만원에 대해서 추가적인 손금인정 혜택을 받아 총 1억6500만원의 손금인정을 받아 그만큼 세금혜택을 받게 된다.
□ 한 그물로(문화접대비) 기업 '향응성 접대' 막고, 업계 지원하고=정부가 제시한 문화접대비는 말 그대로 한 그물안에 두 마리 토끼를 넣겠다는 복안이다. 쉽게 말해 기업자금을 문화산업쪽으로 흘러가게 하면서 접대문화 건전화도 꾀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순기능적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만한 제도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남는다는 지적이 많다.
재경부는 "지난해 기업들이 손비로 인정받은 접대비는 약 5조원 정도이며 문화접대비가 도입되면 접대비 한도액의 10%를 추가로 손비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연간 5000억원의 문화접대비를 더 쓸 수 있다"며 "2년 한시적으로 이 제도가 도입되면 문화예술분야에 1조원의 수요가 창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지표'상으로만 나타난 단순한 이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술접대, 골프접대가 보편화된 현 기업 접대문화의 현 주소와 그나마도 혜택의 제약이 설정된 상황에서 단순히 접대한도를 늘릴 수 있다는 것만 가지고 기업들이 문화지출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