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만으로 이뤄진 방문진 이사 임명 정당성 없어”
“의사결정 필수 요소인 심의도 거치지 않아”
“방송 독립성‧자율성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될 위기”
◆…지난달 31일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진숙 위원장 (사진=방송통신위원회 홈페이지)
야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박선아 이사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임명 처분의 효력 정지를 구하는 집행정지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집행정지는 정부 기관이 내린 처분의 효력을 임시로 멈추는 법원 명령이다. 이사들의 신청이 인용되면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선임은 효력을 잃는다.
이사들은 "대통령이 지명한 위원장과 부위원장 단 2명의 찬성으로 이뤄진 방문진 이사 임명은 법적인 정당성이 없고, 합의제 행정기구에 요구되는 의사결정의 필수 요소인 '심의'도 거치지 않아 위법성이 가중된다"고 주장했다.
이사들은 또 "방통위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지킬 의사도, 방문진과 MBC의 독립성을 존중할 의사도 전혀 없고 극단적이고 자의적인 선악의 이분법에 사로잡혀 MBC 경영진을 해임하고 MBC 방송 내용에 정권의 이해관계를 관철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방문진 이사를 임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사들은 이어 "방통위가 위법하게 구성한 방문진 이사 임명 처분이 확정될 경우 대한민국 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될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사들은 아울러 "법원이 이미 여러 차례 정치권력에 경고를 보냈음에도 방통위는 법원의 경고를 무시하고 역사를 퇴행시키려는 시도를 버젓이 자행하고 있다"면서 "방문진 현직 이사 3인은 이번 소송으로 공영방송 MBC가 권력으로부터 독립해 진정한 '국민의 공영방송'으로 남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임명된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김태규 상임위원과 당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방문진 이사 6명 임명과 KBS 이사 7명 추천을 의결했다. 모두 여권 몫에 해당하는 인물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