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높은 신고율 주역은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한 납세자들
종합부동산세의 자진신고납부가 97.7%로 잠정집계됐다. 일부에서의 종부세 위헌소송 등 거부움직임이 있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수준.
이러한 결과는 아파트마다 돌면서 신고납부를 독려하고 전 세무서직원이 동원돼 개별상담을 하는 등 종부세 정상신고납부를 위해 국세청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전군표 청장이 밝힌 것처럼 누구보다도 일등공신은 바로 납세자들이었다.
자발적으로 찾아와 신고하거나 세무서와의 보이지 않는 '전쟁' 끝에 신고를 결정한 사례들도 있었다.
국세청과 함께 이번 종부세신고율에 일조한 납세자들이 보여준 각종 납세 사례를 살펴봤다.
■자발적인 성실납세 사례
▲90세의 고령에도 직접 방문…당초 A세무서에서 B세무서로 세적이 바뀐 90세의 한 납세자는 고령을 고려해 자택을 방문하겠다던 세무서직원의 배려를 거절하고 직접 세무서로 찾아와 신고·납부해 세무서 직원들을 숙연케 했다.
▲과천시 부림동에 거주하고 있는 K씨(71세)는 "국민이라면 정부시책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며 신고기간 이전인 11월 30일에 세무서를 찾아 869만1000원의 세금을 신고·납부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찾아와 납부한 사례도 있었다.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인 강원도 강릉시에 사는 P씨(74세)는 "작년에는 종합부동산세를 260만원가량 납부했고, 올해는 조금더 납부할 요량으로 300만원을 준비해 놓았는데 세액이 550만원 가량 나와 너무 당황스럽다"고 했지만 "내 평생에 세금을 안낸 적은 없다"며 아픈 몸을 이끌고 세무서를 찾아와 신고하고 지난 14일에 세금을 납부했다.
■납세자 설득을 위한 세무서의 끈질긴 노력
▲용인의 일부 아파트에서는 일부 주민들이 종부세 신고거부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할 정도로 반감이 높았지만, 해당 세무서에서는 이 아파트의 부녀회장과 입주자대표를 직접 만나 낮은 과세의 정당성을 홍보하고 납세거부시 불이익과 신고납부시의 혜택을 자세히 설명해 자진신고를 이끌어 냈다.
▲ A세무서 관할인 ○○아파트에서도 신고기간 개시전부터 행정소송을 준비하는 등 납세거부운동을 벌이고 있었으나 A세무서 직원들이 ○○아파트를 집중 공략, 아파트 게시판에는 세무서의 안내문과 주민들의 '종부세 반대서명운동 안내문'이 붙고 떼이는 과정을 일주일간 반복한 끝에 결국 자진신고로 돌아섰다.
▲ 주거가 일정치 않은 S씨는 과세기준일 직후 양도한 토지분에 대한 종부세 신고안내를 받고 세무서에 내방해 거센 항의와 함께 신고를 거부하고 세무서를 떠났으나, 주소지를 알 수 없어 해당세무서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세무서 직원들은 수소문 끝에 공사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S씨를 찾아가 설득에 설득을 거듭한 결과 신고납부를 유도해 냈다.
■잘못 나온 세금은 수정해주는 고충해결 노력
▲ 신고안내문이 수취거부 돼 세무서 직원이 직접 찾아가보니 재산세부과내역에 불만이 가득했던 포항에 사는 A할머니.
방문직원은 할머니의 불만을 상세히 청취하고 종부세 과세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해당토지에 대한 지자체의 공시지가가 일부 불합리하게 결정돼 있음을 확인하고 현장답사등을 거쳐 개별공시지가를 경정, 과거에 부과됐던 재산세까지 환급할 수 있도록 문제점을 해결해 줬다.
▲ 종부세 대상자로 안내문을 받은 김 某씨 역시 합산과세된 전북 ○○군○○면 소재 농가주택이 실제로는 대부분 밭이라고 주장하며 이의를 제기했다. 세무서에서는 면사무소에 직접 연락하여 서울에 거주하는 민원인의 사정을 설명하고 사실관계확인을 요청해, 김씨는 직접 내려가지 않고도 면사무소로부터 정정된 재산세 과세내역을 통보받을 수 있었다.
김씨는 "휴가를 내어서라도 현지에 직접 다녀오려고 했는데 많은 배려를 해줘 감사하다"며 감액 후의 세액에 대해서는 기꺼이 납부할 것을 약속했다.
▲ 휴일인 지난 9일에도 납세자의 고충을 해결, 자진신고를 유도한 사례도 있었다.
납세자 K씨는 사망한 부친과 합산과세된 사실을 알고 A세무서에 소명자료를 제출하려고 했지만 주중에는 시간이 없어 부득이 지난 9일 토요일 세무서를 찾아 호소했다.
이에 담당직원은 행정정보 공동이용(G4C)을 통해 주민등록 초본을 발급 받아 주소 전출입사항을 검토했고 그 결과 이전부터 별도 세대였으며, 사망일 당시 주민등록상 세대가 합가돼 세대별 합산이 잘못되었음을 확인하고 신고서 자기작성 프로그램(CRTax-C)을 이용해 신고서를 작성해 안내 후 관할 세무서로 신고서 및 전산매체를 송부했다.
K씨는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근무하면서 번거로운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여 주어서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