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트럼프의 고율 관세 부과 방침에 우려
60% 관세 부과시 아이폰 훨씬 더 비싸질 것
미 법무부와 반독점 소송 진행...규제 수위↓
◆…팀 쿡 애플 CEO(좌)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로이터통신
8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6일 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의 2024년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트럼프 1기 집권 당시 관세 면제를 받았던 애플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쿡 CEO는 애플이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마다 직접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패트릭 벳-데이비드 팟캐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통령 재임 중 애플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이 추진되었을 때 쿡이 '중국산 애플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삼성과 경쟁할 수 없다'며 자신을 설득해 관세를 면제했다고 자랑한 바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9년 12월 15일부터 중국에서 생산되는 휴대전화를 포함해 15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나 중국과의 무역 관련 합의로 시행되지는 않았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번에도 모든 외국 상품에 일괄적으로 10% 세금을 매기고 중국 상품에는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애플은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제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방침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미·중 긴장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중국 이외의 국가로 점차 생산지를 다변화해왔지만 여전히 아이폰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백악관에 복귀하면 애플의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온라인 대부업체 렌딩트리의 수석 경제학자 제이콥 채널은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지금도 아이폰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은데 중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대해 60%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아이폰은 훨씬 더 비싸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조사기관 포레스터의 수석 애널리스트 디판잔 채터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 정책이 매출과 공급 측면 모두 중국의 의존도가 큰 애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이 애플에게 나쁜 소식만은 아니다. 트럼프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상당수를 무효로 만들겠다고 공약한 만큼 각종 규제에 골머리를 앓았던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선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반독점 관련 정책 일부를 되돌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 법무부와 반독점 소송을 진행 중인 애플은 규제 수위가 낮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지난 3월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을 독점하고 경쟁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제이콥 채널 렌딩트리 경제학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애플 등 빅테크 기업에 대한 반독점 압력을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러한 비즈니스 관행에 대한 조사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