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 로이터>
이스라엘 안보내각이 레바논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의 공격에 따른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지하 벙커 긴급회의를 열었다.
8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의 요청으로 소집된 이번 회의는 텔아비브에 있는 군 지하 벙커에서 진행됐다.
이른바 '구덩이'(the pit)로 불리는 지하 사령실인 이 곳에서 회의를 하는 것은 지난 4월 13∼14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약 300개의 미사일과 무인 항공기를 발사하는 등 대규모 공습을 감행한 이후로 처음이다.
채널 12뉴스도 최근 여러 고위 암살 사건에 대한 이란 등의 보복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레바논 국민에게 이례적으로 아랍어로 적힌 서한을 보내 "헤즈볼라가 계속 긴장을 고조시킬 경우 이스라엘은 모든 힘을 다해 싸우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북부 국경에서 평화와 번영, 안정을 원한다"며 "헤즈볼라가 이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지난 2006년 7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34일 동안 전면전을 치른 것을 언급하며 "위험하고 계산되지 않은 모험에 대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후회를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장난하는 자는 파멸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갈란트 장관은 시민들에게 "대중의 회복력 덕분에 올바른 작전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두려움을 심으려는 적의 시도에 맞서 우리는 평소처럼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북서부에 있는 하이파의 요나 야하브 시장도 이날 공영방송 칸과의 인터뷰에서 2차 레바논 전쟁을 언급하며 "헤즈볼라의 무기고가 18년 전보다 훨씬 더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헤즈볼라는 매우 정밀한 미사일로 매일 4000발을 우리에게 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야하브 시장은 "헤즈볼라가 공격하면 4~6일 동안 대피소와 안전 지역에 머물러야 할 것으로 예상돼 충분한 식량과 물을 준비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향후 이스라엘과 이란 및 헤즈볼라 간 충돌에 관해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채널 12는 "이스라엘은 자국 내 민간인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면 헤즈볼라와 이란에 대해 레드라인을 넘어 불균형한 대응으로 반격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스라엘은 로켓과 미사일에 뿐만 아니라 육로나 해상을 통한 국경 간 침투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매체는 부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4일 회의에서 억지 수단의 하나로 이란을 선제타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와이넷이 보도하기도 했다. 중동의 친이란 무장세력 '저항의 축' 일원인 헤즈볼라가 이란보다 먼저 이스라엘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