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불참 속 휴전협상 재개…"전쟁 10개월만에 주민 사망 4만명 넘어"

한동안 중단됐던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1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재개됐다. 하마스가 통제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해 10월7일 개전 이후 10개월간 사망자 수가 4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카타르와 미국 관리들은 이날 "첫 휴전 회담이 시작됐다"며 "오는 16일 두번째 회담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회담에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윌리엄 번스 국장과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압바스 카멜 이집트 국가정보국(GNI) 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스라엘은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 등을 파견했다.

하마스는 불참했으나 중재국은 회의 후 하마스의 도하 협상팀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로이터에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회담은 건설적이었다"고 말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은 중요하다. 남아있는 협상 장애물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며 우리는 이 과정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관리들은 이번 분쟁으로 숨진 주민은 4만5명, 부상자는 9만240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ABC는 "이 수치는 민간인과 군인을 포함한 것"이라며 "사망자 중 약 6000명의 여성과 1만1000명의 어린이가 있다고 가자 보건 당국은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날 별도의 브리핑에서 "전쟁 기간 동안 1만7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약 1200명이 숨진 다음 날인 10월 8일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시작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엔 인권 책임자인 볼커 투르크는 "가자 보건 당국이 발표한 4만 명 이상의 사망자 수는 전세계적으로 암울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제네바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이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은 이스라엘군이 전쟁 규칙을 반복적으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ABC는 "전쟁이 10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가자 보건부가 추산한 집계보다 훨씬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전쟁 후 가자지구에서 1만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상태"라고 전했다.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 가자본부 소속 케이시 해리티는 ABC 뉴스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실제 사망자 수가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지난 10개월간 이 지역의 인구수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해리티는 "사용 가능한 모든 땅은 피란민 텐트촌으로 이용되고 있다"며 "주민들은 화장실도, 마실 물도 없다. 그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상황에서 살고 있으며 질병이 창궐하는 것을 보고 있다. 우리는 정말 끔찍한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티는 "매일 밤 폭격 소리를 듣는다. 대다수는 밖에서 살고 있다. 그들은 안전하게 갈 곳이 없다"며 "무고한 시민들이 전쟁의 십자포화에 휘말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 소속 가다 알-하다드와는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의 어린이들이 전쟁의 잔혹성에 익숙해져 이스라엘의 공습과 포탄 소리를 구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어린이들이 물을 길어오거나 불을 피울 나무를 찾기 위해 수 마일을 걸어야 한다"며 "이 전쟁은 매우 심각하고 잔인하다"고 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날도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강행했다. 가자 보건 당국은 이날 밤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의 한 주택에서 최소 6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앞서 남부 도시 라파와 칸 유니스에 대해서도 공습을 이어갔다. 이스라엘군은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정밀 무기와 정보 사용 등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