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3개월 후 인하 가능성 열어둬야…2명, 3.5%로 유지 적절”
“금리인하, 부동산 가격 상승과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시킬 위험 더 크다고 판단”
“금리인하, 취약계층 및 자영업자에겐 도움될 듯…소비 진작에는 제약적 작용”
“다양한 해석·평가 가능한 상황…향후 관련 지표 보고 금통위원들과 같이 판단해 결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내수 부진은 시간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는 지금 막지 않으면 위험해 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금융안정 측면을 고려해 금리동결이 적절하다는 게 금통위원들의 생각"이라며 "현재의 긴축기조 유지하자는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였다"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오전 서울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2, 4, 5, 7, 8, 10, 11월과 올해 1월, 2월, 4월, 5월, 7월 기준금리 동결에 이어 13연속 동결 결정이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금통위는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내수 회복이 더디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글로벌 위험 높이 심리 변화가 수도권 주택 가격 및 가계부채, 외환시장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였다"고 말했다.
그는 "8월 이후의 흐름을 보면 지난해 국제유가, 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당분간 물가상승률은 2%대 초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이후에는 국제유가 및 농산물 가격 움직임, 공공요금 조정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금리인하가 너무 늦어질 경우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금리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라며 "또한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와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놓았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날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향후 3개월 금리에 관해 "저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들 중 4명은 3개월간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며 "다른 2명은 3개월 후에도 3.5%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명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보이고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들도 발표돼서 시행될 것인 만큼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채 거시경제 및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금리결정을 하자는 의견를 냈다"고 부연했다.
또한 "2명은 부동산 관련 정부 대책의 효과를 확인하는 데까지는 시차가 좀 더 걸릴 것이고 향후 3개월 내 11월까지는 금융안정에 보다 유의하는 것이 안정적인 정책이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앞으로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았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와 관련해 "금리인하가 소비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도 있겠지만 그 영향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며 "첫 번째 이유는 소비는 일시적 소득에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항상소득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두 번째 이유는 20대부터 40대까지의 고용은 줄고 60대 이상 고령층의 고용만 증가하고 있다는 구조적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를 낮출 경우는 부채가 많은 취약계층이나 자영업자들이 빚을 상환하는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소비 진작에는 제약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창용 총재는 금리동결이 아쉽다는 일부 반응에 대해 "분명히 지금은 어느 측면을 보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고 다양한 평가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많은 분들과 기관들, 매체들의 서로 다른 의견들을 취합해 한은 내부에서 토론을 통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0월 금리인하가 확실하다고 표현하는 그런 부분들도 사람들의 해석이고 한은의 3개월이라는 것에는 10월, 11월, 12월이 모두 포함돼 있다"며 "앞으로 나올 지표들을 보고 금통위원들과 같이 판단해 10월에 결정할 것이다. 그 후 11월에 결정할 수도 있다. 어느 방향이라고 확실하게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