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정부의 '용산 민족.역사 공원 조성 특별법안'에 서울시가 여전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부 법안은 최대 쟁점이었던 '건설교통부 장관의 용도지역 변경 권한'과 관련, ▲공원의 기능.효용 증진 ▲기존 시설의 합리적 활용 ▲지하공간 개발의 경우엔 용도지역 변경 권한을 건교부 장관에게도 줄 수 있도록 했다.
이 조항을 삭제해 달라는 서울시 요구가 수용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정부 안은 공원의 경계를 시행령에 명시키로 하고 서울시장이 용산공원 주변 지역의 도시관리계획을 '새로이' 수립토록 한 조항은 삭제하는 등 서울시의 다른 요구는 대체로 수용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용산공원을 제대로 된 공원으로 조성하려면 건교장관의 용도지역 변경 권한이 삭제돼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 안이 용도지역을 바꿀 수 있는 경우를 제한했다지만 너무 포괄적이다"며 "정부가 지하 외에 지상도 대규모로 개발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또 정부가 서울시와 협의 과정에서 언급하지도 않은 내용마저 최종 정부 안에 포함된 데 대해 "지방자치단체를 기만하고 국민을 우롱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최종 협의 때 정부가 지하 개발을 위한 용도지역 변경을 제안했고 서울시는 그때도 '상업시설은 용산 부도심이나 이태원에 설치하면 된다'며 반대했지만 최종 안에는 당시 거론조차 안 된 '공원의 기능.효용 증진' 등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정부 안이 서울시 입장과는 달리 확정됨에 따라 앞으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안을 둘러싼 갈등은 국회로 무대를 옮겨 전개될 전망이다.
건교장관이 용도지역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입법안이 진영(한나라당) 의원 발의로 국회에 제출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2월 임시국회에 정부 안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용산공원의 용도지역 변경 권한과 관련한 최종 결정은 국회에서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가 입법 과정에 참여할 수는 없으므로 여론의 힘으로 정부 안이 저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장이 한나라당 소속이란 점을 들어 자칫 이 문제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간 정치 쟁점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