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다 누리고도 탈세"...지난해 자격 박탈 모범납세자 42명

최근 6년간 153명 체납·세법 위반으로 자격 박탈

모범납세자로 각종 혜택 받다가 탈세 등 제도 악용

세무조사 유예, 대출 금리 우대 등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모범납세자'로 선정됐다가 탈세 등으로 자격 박탈된 사례가 최근 6년간 15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재적 탈세자를 걸러낼 마땅한 장치가 없어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작년까지 모범납세자로 뽑힌 뒤 자격을 박탈당한 이들은 총 153명이었다.

연도별로는 △2018년 25명 △2019년 28명 △2020년 16명 △2021년 15명 △2022년 27명을 기록하다 2024년에는 42명으로 전년대비 55.5%나 증가했다.

지난해 취소 사유별로는 소득금액 경정이 1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9건 △국세체납 4건 △신용카드 등 명령사항 위반 3건 순이었다. 그밖에 기타 사유가 10건이었다.

국세청은 성실 신고·납부자 가운데 매년 1000여명을 모범납세자로 선정한다. 모범납세자는 최대 3년간 세무조사를 유예받을 수 있고, 정기조사 시기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그밖에 공영주차장 무료이용, 의료비 할인, 시중은행 대출금리 우대, 공항 출입국 우대 혜택도 받는다.

국세청은 모범납세자에 대해서는 우대혜택 제공기간 정기적으로 사후검증(추천기준일부터)을 진행하고, 취소 사유가 확인되는 대로 그 자격을 박탈한다는 방침이다.

박성훈 의원은 "모범납세자를 선정해 각종 혜택을 주고 있지만, 이후 탈세 등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다"면서 "선정 기준은 물론 우대 혜택도 국민의 눈높이에서 재조정하는 등 모범납세자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