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머티리얼즈 전신인 에코프로GEM. 사진=에코프로 제공
에코프로와 중국 전구체 제조사 GEM이 양극소재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양극재 사업을 진행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두 회사의 '10년의 신뢰'가 주목받는 모습이다.
최근 두 회사는 인도네시아에서 제련-전구체-양극재 등 양극소재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는 내용의 통합 양극재 사업을 추진키로 협의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경우 GEM의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지분을 인수해 전구체에 이어 제련업에 진출한다.
에코프로는 GEM과 실무작업을 추진할 TF를 구성하고 빠른 시일 내 사업구도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양극소재 산업은 광산, 제련, 전구체, 양극재 등 크게 네 부문의 생태계로 구성되는데 GEM은 니켈 제련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에코프로 그룹에서 전구체 사업을 담당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GEM이 보유한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공장 그린에코니켈 사업을 통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제련업 진출과 미국 인프레이션감축법(IRA)에 부합하는 니켈 확보를 지원한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 위치한 그린에코니켈은 연간 약 2만톤의 니켈을 생산하는 제련소로 에코프로는 지난 3월 약 150억원을 투자해 그린에코니켈 지분 9%를 취득한 바 있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과잉 캐파로 인한 캐즘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에코프로도 현재에 안주 하다가는 3~4년 뒤에는 사라질 수 있는 만큼 GEM과 함께 구축하는 통합 밸류체인이 배터리 캐즘을 극복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2018년 허개화 GEM회장(오른쪽)과 왕민 부회장(왼쪽)이 에코프로 본사를 방문해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에코프로 제공
에코프로-GEM, 2015년부터 다져온 신뢰
앞서 에코프로와 GEM의 신뢰관계는 2015년부터 형성된 바 있다. 에코프로는 2013년 고품질의 양극재 양산에 성공해 국내 기업 처음으로 일본 소니에 제품을 납품하는 성과를 내며 주목받은 뒤 사업적 효율성을 높이고자 GEM과의 협력을 결정하고 2015년 전구체 기술 이전을 추진하며 관계를 맺었다.
2001년 설립된 GEM은 리사이클 전문 업체로 전구체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어 에코프로가 GEM에 전구체 기술 지도를 하고 GEM이 전구체를 에코프로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협력이 시작됐다. 전구체(GEM)-양극재(에코프로)-배터리로 이어지는 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동반성장을 추진했다.
이후 협력범위를 확대해 2016년 합작법인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17년 자본금 94억원으로 에코프로GEM을 설립했으며 2018년 경북 포항에 총면적 1만 8500㎡ 규모로 전구체 제조공장(1-1공장)을 착공하며 월 5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어진 증설을 통해 2019년말 기준 월 1200톤 규모까지 확대했다.
두 회사는 2022년 에코프로GEM의 사명을 에코프로머티리얼즈로 변경하면서 사실상 합작 관계를 청산했지만 GEM은 일부 지분을 보유하면서 전략적 투자자로 남아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기술교류 확대 등 신뢰 강화…통합 양극재 속도 기대
에코프로에서 리사이클을 전담하는 에코프로씨엔지는 다음달 중순 GEM과의 기술교류 추진에 나선다. 박석회 에코프로씨엔지 대표를 비롯한 기술진 약 20명이 GEM 본사를 방문하고자 일정을 조율 중이다.
회사측은 "GEM은 2019년 리사이클 사업과 관련한 기술을 에코프로씨엔지에 적극 이전해주면서 설립 초기 에코프로씨엔지의 기술 확보에 도움을 줬다"면서 "활발한 기술교류는 이동채 전 회장과 허개화 GEM 회장의 돈독한 신뢰 관계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19년 양측 기술진이 워크숍을 가졌으나 실무자 선에서 기술 보안을 중시해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다"며 "이에 이동채 전 회장이 서로 가진 모든 것을 오픈하기로 제의하고 허개화 회장이 동의하면서 워크숍 분위기가 되살아났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에서의 통합 양극재 사업이 이동채 전 회장과 허개화 회장의 10년 우정·신뢰를 바탕으로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5년 GEM과의 전구체 협력을 추진했던 박석준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부사장은 "에코프로와 GEM이 10년 동안 협력을 해오면서 난관에 봉착할 때 마다 이동채 전 회장과 허개화 회장의 돈독한 신뢰관계로 돌파해왔다"면서 "여러 분야에서 그동안 쌓은 협력의 DNA가 축적됐다는 사실은 사업 추진에 매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