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어머니 “아들 내일이면 전역인데… 가슴이 먹먹해”

채상병 어머니 “육군은 철수... 왜 해병대는 강행했나”

“아들 희생 진실 밝혀지길, 그게 엄마가 살아갈 이유”

"사랑하는 아들!!!

엄마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

계속 응원해줘 힘도 없고 내세울 것 없는 엄마지만 아들 희생에 진실이 밝혀지길 꼭 지켜봐줘 그것만이 엄마가 살아갈수 있고, 그나마 살아야 할 이유란다.

긴시간 동안 자기 본문을 다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걸 걸고 있는 분들처럼 엄마도 힘내 볼게." 
(채해병 어머니, 9월 25일 편지내용 중)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1주기가 지나, 채상병 동기(해병대 병 1292기)들이 오는 26일 전역을 맞는다. 그럼에도 채해병 순직사고 의혹 해소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공회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채해병 어머니가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채해병 어머니는 25일 오전 대한민국 순직 국군장병 유족회 홈페이지에 '그립고 보고 싶은 아들에게'라는 제하의 편지를 올렸다.

채상병 어머니는 "포항 시내 거리마다 온통 벚꽃이 만개해 너무 예뻐서 아들과 환호성을 지르던 입대 날(3.27)이 주마등처럼 스친다"고 운을 뗐다.

계속해서 "아들, 내일이면 전역인데 돌아올 수 없는 아들이 되어 가슴이 아린다"며 "아들이 지금 군 생활을 하고 있었으면 미리 숙소 예약하고 아들 만나서 아빠랑 내려올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아울러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 많이 만들어놓고 어느 음식점 가서 먹을지 검색을 했을 텐데, 다른 동기들이 누리는 기쁨마저 우린 누릴 수 없어 가슴이 터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7월 경북 예천에서 수해사고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해병대 채모 상병(당시 일병)은 해병대 병 1292기다. 해당 기수는 지난 2023년 3월 27일 입대했고, 오는 26일로 만기전역을 맞는다.
  채해병 어머니는 "1292기수(1,012명) 중 아들만 엄마 품으로 돌아올 수 없는 아들이 돼 목이 메인다"며 "1년이 훌쩍 지났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이 너무 속상하다. 책임자를 밝혀달라(고) 엄마가 냈던 이의신청도 감감 무소식이라 답답하다"고 전했다.

앞서 채해병 어머니는 지난 3일 대한민국 순직 국군장병 유족회 홈페이지에 남긴 편지를 통해 채해병 순직사건 관련 핵심인물로 지목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처벌을 호소한 바 있다.

계속해서 "지금도 엄마가 이해할 수 없는 건 왜 구명조끼 미착용한 상태로 투입 지시를 했는지"라며 "육군은 위험을 감지하고 철수를 했는데, 왜 해병대는 강행해 아들이 돌아올 수 없게 됐는지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늘에서 보고 있을 아들, 내일 전역일이라 오늘은 꼭 아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다"며 "아들 희생에 진실이 밝혀지길 지켜봐 줘. 긴 시간 동안 자기 본분을 다해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걸 걸고 있는 분들처럼 엄마도 힘내 볼게"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항명 등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8차 공판에 출석했다.

채해병 순직사고가 발생한 지난해 7월 해병대는 자체 수사단을 꾸려 관련자 및 관련부대 수사에 나섰다.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을 과실치사 혐의로 보고 수사보고서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는데, 그 과정을 전후로 'VIP 격노설' 및 박 전 수사단장 항명 논란 등이 불거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