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6일 금융안정회의 열고 최근의 금융안정 상황 점검
“금융불균형 축적 우려 증대…가계부채 관리 지속해야”
“취약부문 잠재리스크 현재화되지 않도록 구조조정 노력도 지속 필요”
“금융안정 관련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방안 계속 강구해야”
◆…사진=조세일보 DB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부동산PF의 질서있는 구조조정과 금융기관의 양호한 복원력을 기반으로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정부의 부동산 공급대책 및 거시건전성관리 방안 등에 힘입어 가계부채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은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금융안정회의)에서 최근의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했다. 회의에서 논의된 주요 내용은 향후 의사록을 통해 공개될 계획이다(10월 15일 예정).
한은은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지속되고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부동산PF의 질서있는 구조조정과 금융기관의 양호한 복원력을 기반으로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단기 금융불안 수준을 평가하는 금융불안지수(FSI)는 금년 들어 금융여건 완화 및 실물부문 개선 흐름이 이어지면서 대체로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중장기 금융불균형 축적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주택가격 상승, 민간신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2024년 1/4분기 30.0에서 2/4분기 31.5로 상승했다.
◆…자료=한국은행 제공
금융안정 상황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신용시장에서는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됐으며 기업신용은 은행의 대기업 대출이 늘어나면서 증가세를 이어갔다. 연체율은 가계 및 기업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금년 2/4분기에는 전분기대비 소폭 하락했다.
자산시장에서는 금융시장의 주요 가격변수 변동성이 대외여건 변화에 따라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부동산시장의 경우 비수도권에서는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권은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거래량도 늘어나면서 일부 과열 조짐이 나타났다. 다만 최근에는 주택가격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기관의 손실흡수력과 유동성은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강화된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이 적용되면서 비은행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저하가 지속됐다. 수익성의 경우 부실채권 대손비용이 늘어나면서 대부분의 업권에서 저하됐다.
한은은 주요 금융안정 리스크로 ▲금융불균형 축적 가능성 ▲취약부문 부실 증대 리스크 잠재 ▲대외여건 악화시 자본유출입 및 금융시장 변동성 커질 가능성 등을 꼽았다.
이미 발표된 부동산 공급 대책과 거시건전성 관리 방안은 금융불균형의 누증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가계부채 관리에 어려움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PF는 정부와 채권단을 중심으로 질서있게 조정되고 있지만 관련 연체율은 아직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부동산 익스포저가 많은 비은행금융기관이나 지방 등 일부 사업장을 중심으로 부실 확대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봤다. 한편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 상승과 더불어 한계기업의 수와 대출 비중이 모두 늘어나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정상기업으로의 회복이 어려운 한계기업에 대한 신속한 구조조정 없이 신용공급이 지속된다면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저하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 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시장의 기대 변화에 따라 위험 회피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또한 미국 등 주요국의 경제지표 악화 우려, 엔캐리 자금 청산, 미 대선 향방 및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 양상 등도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했다.
한은은 금융여건 완화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금융불균형 축적 우려가 증대되고 있어 통화정책 운영에 있어서도 유의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가계부채가 하향 안정화될 수 있도록 경계감을 갖고 차주 상환능력에 기반한 가계부채 관리를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영업자, 한계기업, 부실우려 부동산PF 사업장 등 취약부문의 잠재리스크가 현재화되지 않도록 하는 미시적인 조치와 더불어 이들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 노력도 지속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선 및 지정학적 리스크, 부동산PF 문제 등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 하에서 금융·외환시장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음에 주의하면서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은은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금융시스템의 강건성 제고를 위해 금융안정 관련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방안을 계속 강구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부동산 부문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대응책 마련과 함께 민간부채의 양적관리 및 질적수준 제고 등을 위한 조치들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