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참석자별 체류 시간 따라 계산 방식 구별
청탁금지법, 향응 금액 100만원 초과 여부가 쟁점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사진=연합뉴스]
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이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과 검찰 출신 이모 변호사, 나모 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나 검사는 지난 2019년 7월 서울 강남구 소재의 한 유흥주점에서 김 전 회장과 이 변호사로부터 술 접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김 전 회장이 2020년 10월 '옥중 서신'을 통해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접대 금액이 100만원을 초과하는지가 사건의 핵심 쟁점으로,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등이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명목과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 원 초과 금품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당시 술자리에는 피고인 3명 외에도 검사 2명과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도 참석했다. 검찰은 이들이 술자리에 체류한 시간에 따라 향응 금액을 구별해 계산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결제한 전체 술값 536만원 중 술값 등 481만원은 피고인 3명과 검사 2명에게, 밴드 비용 등 55만원은 피고인 3명에게 발생한 몫이라고 봤다. 피고인 1명당 114만원으로 산정해 세 사람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기소한 것이다. 총액이 100만원 미만인 검사 2명은 기소되지 않았다.
1·2심 법원은 "김 전 회장과 이 변호사가 나 검사에게 제공한 향응 가액이 1회 100만원을 초과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술값 481만원은 술자리에 참석한 6명이 나눠야 하고, 밴드 비용 55만원은 다른 검사 1명을 포함해 4명으로 나눠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보면 1인당 수수 금액이 93만9000원으로 처벌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술값 536만원을 기본 술값 240만원과 그 외 비용 296만원으로 구분해서 판단했다.
대법원은 "기본 술값 240만원은 술자리가 시작할 때 제공이 완료됐으므로, 김 전 회장과 이 변호사의 목적과 의도에 따라 나 검사와 검사 2명에 대한 향응으로써 객관적이고 규범적으로 제공이 완료됐다"고 했다.
밴드 비용 등 55만원에 대해선 원심 판단이 타당하고, 나머지 금액은 "발생 시기와 소비 및 귀속 주체를 특정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므로 전체 시간에 발생하여 소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방식으로 나 검사가 받은 향응 가액을 산정한다면 1회 100만원을 초과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향응 가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