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도입 추진, 토대 미숙으로 '무산'‥대체입법
정부 T/F구성-"올해 중 입법 추진"
정부가 '파트너쉽 과세제도' 도입을 적극 천명하고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제도는 대표적인 선진형 과세제도로 지난 2004년 연결납세제, 선박톤세제 등과 더불어 도입이 추진됐으나 여건이 성숙치 못했다는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었다.
4일 정부는 2007년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하면서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상법개정안과 연계, 유한책임회사 등에 대한 파트너쉽 과세제도 도입·적용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중 입법작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파트너쉽 과세제도의 전제조건인 유한책임회사제도(LLC, Limited Liability Company)는 금전적인 출자 지분 외에 구성원의 지적 능력이나 노하우 등 인적 기여도가 기업의 이익과 의결권 분배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 특징.
현재 영국과 독일, 일본 등에서도 유사한 제도를 도입해 운용 중에 있으며 정부도 벤처·지식산업 발달에 따른 전문인력이 중심이 되는 소규모 인적회사 증가에 발맞춰 LLC제도 도입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특히 유한책임회사의 경우 법인세 등 과세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정부는 이 같은 형태의 회사 등에 적용할 수 있는 파트너쉽 과세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인 것.
□ 파트너쉽 과세제도의 실체='파트너쉽 과세제도'란 파트너쉽(회사)을 '*도관이론(Conduit Theory or Aggregate Theory)'에 입각, 법인세를 과세하지 않고 각 파트너(인적 구성원)에게 분배되는 소득에 대해서만 소득세와 법인세를 과세하는 제도다.
현행 세법에서 운용되고 있는 페이퍼 컴퍼니에 대한 과세제도(선박투자회사 등, 배당가능 이익의 90%이상 배당시 법인세 면제)와 유사한 성격을 지닌 제도인 셈.
정부는 "유한책임회사 등 파트너쉽 과세제도 적용 필요성이 큰 새로운 회사형태 도입이 추진 중이다"라며 "이러한 추세를 감안해 인적회사의 창업·운영이 쉽도록 파트너쉽 과세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파트너쉽 과세제도 어떻게 도입하나=구체적인 제도 도입 추진일정도 공개됐다.
정부는 올해 1/4분기 중으로 국세청, 조세연구원,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 관계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 T/F를 구성, 제도 도입 가능성을 검토키로 했다.
올해 3/4분기 중으로 구체적인 도입방안을 확정해 연말 정기국회에 관련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전제조건인 상법개정안 통과와 동시에 제도가 굴러가도록 한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 한 번의 실패, 이번에는 가능할까?=이 제도는 지난 2004년 도입이 추진된 바 있었다. 당시 정부는 기업과세 선진화를 목적으로 연결납세제도, 선박톤세제도, 파트너쉽 과세제도 등 3개 제도 도입을 추진했다.
결과는 선박톤세제도만 도입됐고 연결납세제도와 파트너쉽 과세제도는 무산됐다. 다만 정부는 명확한 제도는 아니지만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과세방안(대체입법)을 마련해 입법화했다.
파트너쉽 과세제도의 대체입법안은 지식기반 인적회사(엔지니어링, 부가통신업, 연구개발업 등) 소득을 파트너에게 배당할 경우 법인 소득에서 공제하고 구성원의 배당금에 대해 30%의 세율로 원천징수하는 내용의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파트너쉽 과세제도 도입을 무산시킨 것은 여건 미성숙. 당시 민·상법 합자회사 등과 세법상 파트너쉽의 개념이 배치되고 조세회피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제도 도입을 전제로 공청회까지 열렸으나 부정적 의견만 확인한 채 대체입법으로 종결됐다.
그러나 상법개정을 통해 이 같은 법간 개념의 차이가 조정되는 등 여건이 달라졌기 때문에 파트너쉽 과세제도 도입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도관이론(Conduit Theory or Aggregate Theory) : 투자회사는 투자활동에 있어 배당, 이자, 자본이득을 투자대상으로부터 투자자에게 전달하여 주는 역할을 할 뿐이므로 투자회사와 투자자들 양측 에 세금을 부과함은 부당하다는 이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