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의 새로운 지도자 나임 카셈 사무총장 <사진 로이터>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새 수장이 된 나임 카셈 사무총장은 취임 후 첫 연설에서 이스라엘과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30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카셈 사무총장은 이날 알마나르TV가 방영한 사전 녹화 연설에서 "적은 우리 마을과 도시를 폭격해도 우리가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인기(드론)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방으로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우리는 강하다"며 "이번엔 네타냐후가 살아남았지만 이스라엘인이 그의 여러 연설 도중 네타냐후를 죽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지난 19일 헤즈볼라가 네타냐후 총리 자택에 드론을 발사했다. 당시 총리 부부는 현장에 없었고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연설은 비공개 장소에서 사전 녹화됐다. 카셈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이 지난달 말 오랜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와 차기 지도자로 유력했던 하셈 사피에딘을 암살한 후 수장 격인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카셈 사무총장은 "호전적인 위협에도 불구하고 헤즈볼라가 수용 가능한 조건 하에 이스라엘과의 휴전에 동의할 것"이라며 "아직 실행 가능한 협상안은 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TOI는 "카셈의 이 같은 발언은 나스랄라가 작년에 사용한 표현과 유사하다"며 "나스랄라는 휴전에 대한 개방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이스라엘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걸며 휴전을 요구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헤즈볼라는 이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레바논 휴전을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연계시키지 않았다고 TOI는 덧붙였다.
카셈 사무총장은 "헤즈볼라는 휴전을 구걸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적 노력이 아직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카셈 사무총장은 또한 나스랄라의 발자취를 따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 업무 프로그램은 우리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의 업무 프로그램을 이어가는 것"이라며 "그가 개발한 전쟁 계획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우리 사무총장(나스랄라)을 죽인 자들은 우리 안에 있는 저항 정신을 무너뜨리려고 했지만, 그의 피는 계속해서 우리 혈관 속에서 끓어오를 것이며 이 길을 계속 가려는 우리의 결의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셈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이 나스랄라 등 헤즈볼라 고위 인사를 죽인 것은 우리에게 고통스러운 타격을 입혔다. 그러나 헤즈볼라는 공백을 메우고 대체 지도자를 임명하고 조직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 새롭게 착수했다"고 부연했다.
카셈은 이스라엘에 "손실을 줄이려면 우리 땅에서 나가라. 여기 있으면 평생 지불한 것보다 더 많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헤즈볼라는 며칠, 몇 주, 몇 달 동안 전투를 지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