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과기정통부, '관세행정 현장 맞춤형 기술개발 1.0 사업' 성과 시연
소형화물 검색용 X-Ray 국산장비 선보여.. "캐리어 속 은닉된 마약적발 가능"
기존 수화물검사 외국산 장비 활용.. '후방산란 방식' 추가된 국산장비 등장
◆…고광효 관세청장(왼쪽에서 두번째)과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 첫번째)이 소형화물 검색용 복합 엑스레이(X-ray) 장비 시연을 보고 있다(관세청 제공).
관세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4년여간 함께 추진한 현장 맞춤형 기술개발사업 성과를 31일 공개했다. 해당 사업은 각 청이 절반씩 분담해 300억가량 R&D예산이 투입됐다. 관세청은 올해 그동안 추진해온 연구과제 실증을 마무리하고, 본격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두 부처는 지난 2021년부터 올해까지 관세행정 현장 맞춤형 기술개발 1.0 사업을 공동 추진해왔다. 급증하는 수출입 물량 및 여행자에 대한 효율적 통관관리, 진화하는 밀수 및 부정·불법행위에 대한 단속강화 목적이다.
해당 사업추진 기간 동안 소형화물 검색용 복합 X-Ray 장비, 인공지능(AI) 기반 분산 카메라 우범여행자 식별·추적 시스템, 생체신호 및 얼굴표정 기반 여행자 선별기술 등 세관 현장 수요에 근거한 7개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각종 첨단검사장비 시연이 행해졌다. 고광효 관세청장과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을 필두로 행사 참석자들은 첨단장비 전시장을 돌며 각 담당자와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생체신호 및 얼굴표정 기반 세관검사대상 여행자 선별기술을 직접 체험 중인 고광효 관세청장.
고 청장은 생체신호 및 얼굴표정 기반 세관검사대상 여행자 선별기술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고 청장이 기기 앞에 서고 생체 신호·표정 변화 등 감지까지 약 7초가 걸렸다.
해당 장비 설명을 맡은 남기표 KIST 책임연구원은 "화면에 나오는 이상징후·불안도 등을 참고해 세관 직원분들에게 우범여행자 판별에 도움을 주는 취지로 개발했다"면서 "현재 이상징후 판단기준을 불안도 50% 이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화면 속 고 청장의 불안도는 10%를 밑돌았다.
이날 관세청이 꼽은 대표 성과는 마약 등 밀도가 낮은 물질을 정확히 선별하는 국산 '소형화물 검색용 복합 X-ray 장비' 개발이다. 기존의 투과형 외국장비와 달리, 후방산란(퍼지는) 방식까지 추가해 물품의 판독 능력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현장 관세청 관계자는 "기존 X선 엑스레이 방식보다 후방산란 방식을 활용하면 소형화물에 은닉된 마약을 발견할 확률이 높아진다"면서 "또한 외국산 장비가 가격은 저렴하지만 부품 가격 등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들어, 추후 국산 장비가 도입된다면 더 빠른 사후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이병노 선임연구원은 "후방산란 방식을 활용하면 기존 엑스레이로 투과하지 못하는 '화물 표면 안쪽'까지 일부 들어가 식별이 가능하다"면서 "기존 투과 엑스레이에 이 방식이 추가되면, 은닉 마약 적발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후방산란 방식은 결과물에 대한 해상도가 떨어져 해상도를 높이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관세청은 "원자력연구원은 동 기술을 개발해 부산국제우편센터에 시제품을 설치하고, 11월부터 실제 우편물을 대상으로 판독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더불어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소형 수화물 검색기도 100% 손수 개발해 외국 장비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관세청이 사용하는 소형화물 검사장비는 모두 외국산이다.
◆… '관세행정 현장 맞춤형 기술개발 1.0 사업' 성과 시연에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고광효 관세청장이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같은 국산 첨단장비 개발을 통해 향후 우편 등 반입되는 소형화물에 은닉된 마약류를 적발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국내 마약이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에게도 확산되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것으로 관세청은 기대하고 있다.
관세청은 "이번의 연구 결과들은 향후 추가적인 실증, 공공 조달과의 연계 등을 통해 마약 등 불법물품 적발 등 관세 현장에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두 부처는 1단계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내년부터 공동 추진하는 '관세행정 현장 맞춤형 기술개발 2.0 사업'의 성공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상호 협력 및 교류를 강화하기로 했다.
◆…관세청이 공개한 인공지능(AI) 기반 분산 카메라 우범여행자 식별·추적 시스템 연구 결과물. 올해 테스트 후 내년부터 시범 적용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