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서들 국유지 관리실태 자체점검 '분주'
현직 세무공무원이 세무서 관인 훔쳐 국가 땅을 몰래 팔아먹고 잠적한 사건과 관련,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데 이어 감사원도 재정경제부와 국세청을 상대로 감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지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또 사건이 알려지자 세무서장을 거친 간부나 현직 세무서장들이 세무서가 보유한 땅이 멀쩡한 상태로 남아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느라 부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9일 검찰에 따르면 춘천지검 원주지청은 현재 원주세무서 관계자들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범행을 저지른 이씨가 해외로 도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는 등 도주한 이씨의 신병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국세청이 이씨가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국유지 매각이 담당자 혼자 처리할 수 없는 업무 성격임을 감안, 내부 공모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이씨에게서 1차로 토지를 공동매수한 사람들이 '불법매각'임을 사전에 알고 있었거나, 매매과정에서 이씨와 공모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데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역시 이씨가 국유지를 팔아 거액의 재산을 챙겨 달아난 사건과 관련 지방국세청 감사를 통해 집중적인 감사를 벌인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고위관계자는 "국유지에 대한 관리는 재정경제부가 총괄하고 있지만 그 실제 담당은 국유지 해당 지역 국세청에서 맡고 있다"며 "올 초 예정된 중부·대구지방국세청 감사에서 이에 대한 집중적인 감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 진행될 다른 지방청에 대한 기관운영감사를 할 때도 이에 대한 항목을 좀 더 집중해서 살펴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 감사는 ▲국유지가 몰래 팔려 그 위에 건물이 다 지어지기까지의 2년여의 기간동안 세무서가 왜 파악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세무서장 관인의 관리실태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감사원 관계자도 "국유지에 대한 관리권을 가지고 있는 재정경제부 국유재산관리과에 대한 감사도 연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감사범위가 크게 확대될 수 있음을 예고했다.
한편, 이씨가 팔아먹은 국유지를 국가가 환수하지 못할 경우, 국가가 본 손해는 사건 이후 원주세무서장으로 부임했던 간부 등이 재직기간 등을 감안해 연대책임으로 손해배상을 하는 관리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