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여당, 과거에는 상법 개정 설레발 치더니, 이제 반대"
"상법 개정과 주주 권익 보호 입법, 정기국회 내 반드시 처리"
"상법개정 토론회 직접 참여할 것…이해관계 조정, 합리적 방향 개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미래거버넌스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까지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과 함께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각종 입법을 이번 정기국회 내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7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식시장에서, 자본시장에서 경영 지배권 남용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야당 차원에서라도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며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까지 확대하는 상법 개정, 또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각종 입법을 반드시 이번 정기국회 내에 해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상법 개정에 반대하는 정부·여당을 향해 "주요 인사들이 거의 다 상법 개정안 해야 된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왜 과거에는 상법 개정하겠다고 먼저 설레발을 치더니, 이제 와서는 반대 입장으로 오히려 상법 개정을 하겠다는 것을 방해하고 나서는지 이유라도 한번 들어봤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 경제에 대해 현장의 기업인들은 대놓고 말은 못 하고, 공개적으로 말했다가 정부에 보복당할까 봐 두려워한다"며 "혹시 압수수색, 세무조사 당하지 않을까, 불이익당하지 않을까, 왜 이런 걱정을 해야 된다. 정부 정책이 뭐가 부족하다고 말을 못 하니까 개선의 여지가 아예 없다. 이러다가 벌거벗은 임금님 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경제가 경기 순환 차원에서 나빠지는 수준을 벗어나서 경제의 기본 펀더멘탈, 토대가 무너지고 있고, 그 중 하나가 주식시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이 어려워지는 원인 4가지로 ▲정부의 경제산업정책 부재 ▲자본시장의 공정성,예측가능성, 합리성이 없는 주가조작 및 경영권·지배권 남용 ▲물적 분할 합병해서 우량주를 불량주로 만드는 '알맹이 빼먹기' '송아지 훔치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안보 불안 등을 강조했다.
아울러 "네 가지 원인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을 포함해서 경제가 매우 구조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걸 고쳐야 된다. 정부가 이 점에서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경제는 위험성에 빠질 것이고, 대한민국의 민생과 미래도 매우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상법 개정을 위한 공개토론회에 직접 참여해 재계의 입장을 청취하고 쌍방의 입장을 고려해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 경영계에서 반론이 있기 때문에 지금 정책위에서 협의하고 있다. 쌍방의 의견을 다 들어보고 이해관계를 조정해서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정을 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토론회는 제가 직접 참여해서 들어보고 정책이나 이런 것을 참고하겠다"고 했다.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경제인협회 참여를 독려하며 협의 중"이라며 "토론회에 사장단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내 16개 대기업 사장단과 한국경제인협회는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전날(21일) 긴급성명을 내고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와 삼성, SK, 현대차, LG등 주요 16개 그룹 사장단은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으로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지고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애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당도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재계의 문제 의식에 동조하며, 야당의 상법 개정안을 "글로벌 투기자본 '먹튀' 조장 자해 법안"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