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의 빈곤 늪... 주거비·고용 문제로 발목

1인 가구의 소비 여력이 감소하며 내수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최근 1인 가구 확산의 경제적 영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1인 가구의 평균 소비성향은 5.8% 감소해 전체 가구 평균 감소율(3.1%)을 크게 웃돌았다.

보고서는 1인 가구의 소비 둔화가 ▲주거비 부담 ▲고용 불안정 ▲생활비 증가 등의 복합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말 기준 1인 가구의 월세 지출 비중은 전체 가구 평균의 두 배에 달하는 42.3%였고 주거·수도·광열비 지출 비중도 20.2%로 전체 평균(14.8%)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청년층 1인 가구에서는 월세 비중이 64.1%에 달했다.

고령층 1인 가구의 빈곤율도 심각했다. 평균 빈곤율은 47.8%로 전체 가구 평균(30%)을 초과했으며, 50대 이상 고령층의 빈곤율은 70.3%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급감하며 발생한 '상흔 효과'가 장기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은행 연구팀은 "1인 가구의 소비성향 둔화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주거 안정 대책과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소득 및 고용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1인 가구만을 위한 지원책은 저출생 대책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어 전체 취약계층을 포괄하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고서는 영국의 사례를 인용하며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방식의 정책을 제안했다. 영국은 공공임대주택과 취약계층 보호주택을 통해 1인 가구를 지원하며, 외로움(loneliness) 대응 전략 등 사회적 연대성을 높이는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