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귀령, BBC서 "무서웠지만 다음 없다는 생각으로 계엄군 막았다"

"역사의 퇴행을 목도하는 것 같아 가슴 아파"

이코노미타임스 "韓 정치사에 중요한 순간 기억"

국회 본청에 투입된 계엄군과 몸싸움을 벌인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의 영상이 화제에 오르면서 외신들이 안 대변인을 집중 조명했다.

안 대변인은 4일 BBC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뭔가 머리로 따지거나 이성적으로 계산할 생각은 없었고 그냥 '일단 막아야 된다, 이걸 막지 못하면 다음은 없다'라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당시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솔직히 처음에는 계엄군을 처음 봐서 좀 무서웠다"며 "순간적으로 몸을 던져서 막았던 것 같다. 그 과정에서 (군인들이) 제 팔을 잡고 막고 하니까 저도 밀치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다. 붙잡는 팔을 뿌리치면서 막 이렇게 뭘 잡고 하다 보니까 (총을 잡게) 됐다"고 부연했다.

안 대변인은 "우리 세대는 어떻게 보면 태어나면서 민주주의, 그리고 언론·출판·결사의 자유 이런 것들을 정말 당연하게 누리고 살았다"며 "그런데 오늘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아, 이건 정말 선배님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것이구나.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던 것들이 정말 쉽게 쟁취됐던 것들이 아니구나' 그런 거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총칼을 든 군인들을 보며 정당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너무 많이 안타깝고 역사의 퇴행을 목도하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팠다"며 "21세기 대한민국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게 조금 슬프고 답답하다"며 눈물을 훔쳐내기도 했다.

영국 이코노미타임스도 이날 '계엄군에게 맞선 용감한 한국 운동가를 만나본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안 대변인의 용기있는 행동은 한국 현대 정치사에 중요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JTBC가 공개한 해당 영상은 현재 소셜미디어(SNS)에서 조회수 800만회 이상 기록 중이다. 영상에는 안 대변인이 계엄군의 총구를 손으로 잡으며 "부끄럽지도 않냐"고 항의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당시 계엄군은 방탄모와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K1 기관단총 등으로 무장한 상태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계엄군이 안 대변인에게 총을 겨눈 것이 아니라 안 대변인이 계엄군의 총을 빼앗으려 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안 대변인을 향해 "전 세계 어딜 가든 군인 총 잡으면 즉결 처분", "군인 총을 잡는건 너무 위험한 행동", "만약 몸싸움하다 실수로 발포했다면 사태는 훨신 더 심각해 졌을 것"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