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윤 정부 장악력 약화 시사…정치적 기능장애 심화"
WSJ "소외된 현직 대통령"…FT "동맹국 불확실성 우려"
블룸버그 "북러 협력·트럼프 복귀 등 중요한 시점에 韓 신경 분산""
◆…서울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 발표가 방송되고 있다. 2024.12.07<사진 로이터>
외신이 비상계엄 사태로 출국 금지된 윤석열 대통령을 '식물'(vegetative) 대통령이 됐다고 평가하며 한국의 정치적 마비가 악화됐다고 보도했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여당이 투표를 거부하면서 윤 대통령이 탄핵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지만, 그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며 "군 지도부는 계엄령 발동에 관한 새로운 명령을 따르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사임을 거부하고 있지만, 정치 분석가들은 그의 대통령직이 '식물 상태'(vegetative)에 빠졌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정치적 기능장애가 심화됐다"며 한국 법무부의 출국금지 조치와 관련 "윤 대통령의 정부 장악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모습을 감춘 가운데 국민들은 누가 국가를 통치하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윤 대통령을 '소외된 현직 대통령'(A Sidelined Sitting President)이라 묘사하며 "한국의 대통령은 더 이상 국가 운영이나 외교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한덕수 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협력해 국정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힌 입장에 대해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짚었다. 우원식 국회 의장은 이에 관해 "총리와 여당이 헌법 절차에 참여하지 않고 아무도 부여하지 않은 대통령의 권한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것은 분명히 위헌"이라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동맹국들이 한국의 리더십 공백과 같은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컨설팅 기업 '컨트롤 리스크'의 앤드루 길홀름 한·중 분석 책임자는 FT에 "현재 그 누구도 확실한 책임자가 없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화와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복귀에 따른 관세 부과 위협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 한국의 신경이 분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9일 오후 공수처의 윤 대통령 출국금지를 승인했다. 현직 대통령의 출국이 금지된 것은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