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이탈 막기 총력전 나선 금융지주..."밸류업, 약속대로 이행"

경제 불확실성에 불안 느낀 투자자 탈(脫) 한국 러쉬 본격화 방치 차원

4대 금융지주, 다양한 방식 통해 투자자들과 소통 나서

전문가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방법은 '상호 협조'와 '소통' 우선돼야" 강조

경제금융당국도 연일 회의 갖고 대외 신인도 회복에 최우선,,,소통 강화 중

4대 금융지주사(KB국민·신한·하나·우리)가 우리나라 정치적 불안으로 야기된 경제 불확실성에 불안을 느끼면서 탈(脫)한국 러쉬(rush)가 본격화되지 않도록 외국인 투자자들과의 소통에 나서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국가 신인도마저 하락한다면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급속 냉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각 금융지주는 이번 사태가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위협적인 것으로 판단,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절박감도 작용한 것으로 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계엄사태(4일) 이후 지난 9일까지 4거래일 동안(종가기준) KB금융지주 주가는 18.18% 하락했다. 하나금융(-13.33%)과 우리금융지주(-10.98%) 그리고 신한지주(-5.93%)도 큰 폭 하락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컨퍼런스 콜(전화회의), 대면 미팅, 서한 등 방식을 통해 국내외 투자자들과의 소통에 나섰다. 계엄사태 이후 정치적 불안정이 지속되자 시장에선 정부의 밸류업 계획 차질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KB금융은 주요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서한을 발송해 현 상황에 대한 설명과 함께 지난 10월 발표한 밸류업 방안에 대해 변함없는 이행을 약속했다.

KB금융은 주요 계열사인 KB국민은행 진출국인 캄보디아에서 캄보디아중앙은행(NBC) 감독국장과 본국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이슈 발생에 대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기로 했다. 또한 싱가포르에서는 금융당국(MAS)의 계엄 사태 관련 질의에 즉각 대응하고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현황 설명 서신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향후 위기상황 발생에 대비해 대책을 점검하고 재정비하고 있다"면서 "투자자 이탈 및 시장 혼선 방지를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금융지주는 해외 투자자 대상 컨퍼런스 콜(전화회의) 등을 통해 밸류업 계획의 차질 없는 이행을 약속하는 등 대외신인도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진옥동 회장 중심으로 경영환경 불확실성 대비해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시나리오별 계획을 수립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등 시장 충격 대비에 전사적 역량을 모으고 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은 이행 계획에 맞춰 변함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외신인도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

하나금융지주는 함영주 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CEO와 이사회가 해외투자자와 대면·비대면 미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상체제에 돌입해 그룹의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로 펀더멘털(기초체력)의 안정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2027년까지 50%의 총주주환원율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적극 알리고 있다.

아울러 주 계열사인 하나은행 등 금융자회사들이 환율 급등에 따른 리스크 충격이 그릅에 전이되지 않도록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상징후 발생 시 금융당국 등과의 공조 체계도 마련한 상태다.

우리금융 역시 금융시장 안정화를 우선순위로 두고 밸류업 계획을 지속해나간다는 구상이다. 우리금융도 임종룡 회장을 구심점으로 계열사 CEO들과 함께 기존 밸류업 계획을 지속해나간다는 약속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해외 법인들과 실시간 소통하며 건전성을 관리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불어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가 우려되는 업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외화 예수금 이탈 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밸류업 프로그램 등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불확실성 타개 위해선 '상호 협조'와 '소통' 중요" 강조

익명을 요구한 금융시장 전문가는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을 타개해 나가기 위해선 무엇보다 '상호 협조'와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에 불안감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외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줄이는 게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일 금융당국은 경제·금융당국은 과도한 시장 변동성을 경계하고 "주식시장의 경우,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책임있는 역할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오전 7시 서울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개최하고, 금융·외환시장 동향 및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었으나, 우리 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털과 대외건전성에 비해서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시장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시장안정조치를 총동원해 대응해 나가겠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당국은 외환시장은 세계 9위 수준의 4154억 달러 규모 외환 보유액과 순대외금융자산 9778억 달러(9월 말) 등을 감안할 때 정부·한은의 시장 대응여력은 충분하다며 "과도한 시장 변동성에 대해서는 시장심리 반전을 거둘 수 있을 만큼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제시했다.

아울러, 주한 일본대사 면담(9일, 기재부), 금융상황 점검회의(9일, 금융위), 은행권 간담회(9일, 금감원) 등을 통해 현재 경제상황 및 정부의 시장안정 의지를 적극 공유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향후에도 3대 신용평가사 컨퍼런스콜(기재부), 주한 중국대사대리 면담(10일, 기재부), 은행 국제금융담당임원 간담회(10일, 한은), 국내 외국계은행 간담회(11일, 한은), 글로벌 IB 애널리스트 간담회(10일, 금감원) 등을 통해 최근 정치 상황이 대외 신인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9일 오전 금융감독원장, 5대 금융지주회장, 정책금융·유관기관장 및 금융협회장들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 금융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과제를 논의한 자리에서 "금융당국은 금융시스템 안정과 금융부문의 대외신인도 유지를 위해 흔들림 없이 주어진 책무를 다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참석한 금융지주회사와 유관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면서 "금융자회사들의 유동성과 건전성을 다시 한번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경제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자금운용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금융지주회사는 대외신인도 측면에서도 최전방에 있다고 할 수 있다"라며 "외국계 금융사·투자자 등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 지주사의 안정성은 물론 우리 금융시스템의 회복력에 대해서도 적극 소통해 달라"고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