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6인 체제...진보성향 2, 중도·보수성향 4
공석 채워지면 중도·보수 5, 진보 4 구도 전망
◆…김복형·정정미·이미선·문형배·김형두·정형식 헌법재판소 재판관 사진=연합뉴스
헌정사상 역대 세 번째 대통령 탄핵심판이 헌법재판소에서 열린다.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3명은 대통령, 3명은 국회, 3명은 대법원장이 각각 추천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현재 헌재는 재판관 3인이 공석이어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포함해 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김복형 재판관 등 6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2019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문형배 권한대행(58·사법연수원 18기)과 이미선 재판관(54·26기)은 진보 성향으로 평가된다.
문형배 권한대행은 경남 진주 대아고등학교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8년 진보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사회적 약자에 많은 관심이 많고 재판 진행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2007년 창원지법 부장판사 재직 시절 처지를 비관해 여관방에 불을 질러 자살을 기도한 피고인에겐 "자살이 '살자'가 되는 것처럼, 죽으려 하는 이유가 살려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며 격려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미선 재판관은 부산 학산여고와 부산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지법·서울지법 북부지원·청주지법·수원지법·대전고법·대전지법 판사를 지냈다. 우수 법관으로 여러 차례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으며 온화하고 겸손한 성품으로 높은 신망을 받고 있다.
2023년 3월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김형두 재판관과 정정미 재판관은 중도 성향의 정통 법관이다.
김형두 재판관은 동암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민사, 형사, 특허, 도산 등 다양한 재판 업무를 담당해 재판실무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정미 재판관은 남성여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한 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해박한 법률지식과 실무능력을 갖춰 완성도 높은 판결을 선고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형식 재판관은 재판관 중 유일하게 윤 대통령이 지명했다. 정 재판관은 서울고와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했으며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장, 대전고등법원장을 역임했다. 과거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국정농단 사태 관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맡았던 그는 무죄추정의 원칙과 증거법에 따라 소신 있게 처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명한 김복형 재판관은 중도 보수성향으로 분류된다. 부산서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지법 북부지원 판사·대구지법 부장판사·서울고법 판사·수원고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해박한 법률지식과 탁월한 재판 실무 능력을 두루 겸비했으며 법원 안팎에서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석인 3자리를 채우기 위해 여야가 추천한 재판관 후보들의 성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은 헌법재판관 후보로 정계선 서울서부지방법원장과 마은혁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를, 국민의힘은 헌법재판관 후보로 조한창 변호사를 각각 추천했다.
정계선 법원장은 충주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해 1995년 사법시험을 수석 합격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재판에서 징역 15년 형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법정 안에서 보이는 강직한 성품과는 달리 탈권위적인 업무처리로 후배 법관들로부터 높은 신망과 존경을 받고 있다.
마은혁 부장판사는 서울사대부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중앙지법과 서울남부지법, 서울북부지법 등에서 근무했다. 법원 내 노동법분야연구회의 회장을 지내는 등 노동법 전문가로 평가된다.
조한창 변호사는 상문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2년 부산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2021년부터 법무법인 도울 대표변호사로 근무 중인 그는 윤석열 정부에서 세 차례 대법관 후보자로 추천됐다.
이들의 임명이 완료되면 헌재는 진보 4명, 중도·보수 5명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전날 접수한 탄핵 사건을 전자 배당 방식으로 주심 재판관을 지정한 뒤 심리에 착수한다. 탄핵심판 사건은 사전심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전원재판부에 회부된다. 탄핵 여부 결정은 헌법재판소 법에 따라 사건을 접수한 날로부터 180일 안에 내려야 한다.
헌재 안팎에서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4월18일 이전에 선고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