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인플레 우려에 금리인하 축소 전망↑…"내년말 금리 3.5% 이상"

FT, 경제학자 대상 조사 결과 "내년 금리 전망치 상향조정"

트럼프 관세인상·감세 정책에 인플레 반등 우려 커져

근원 PCE지수 중앙값 전망치도 3개월에 2.2%→2.5%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속도를 더욱 신중히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카고 부스 경영대학원과 지난 11일에서 13일 사이 경제학자 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내년 금리 전망치가 9월보다 상향 조정됐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응답자는 2025년 말까지 금리가 3.5% 이상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 9월 동일한 조사에서 다수가 3.5%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을 점쳤던 것과 대비된다. 시장은 오는 18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25bp 인하한 4.35~4.5%로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연준 경제학자이자 이번 설문 조사를 설계한 존스 홉킨스 대학의 조너선 라이트는 "최근 몇 달몇 노동시장에 대한 하방 리스크는 다소 완화됐지만, 인플레이션 억제는 다소 주춤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고통 없이 내려오고 있지만, 목표 수준에 도달하는 마지막 단계는 어려울 수 있다"며 "연준이 서둘리 금리를 낮추긴 어려운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내년 1월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인상 및 감세 정책은 금리 궤도에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경제학자 중 약 60%는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으며 특히 보편적 관세 도입과 중국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 계획이 실행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의 80% 이상은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2026년 1월 이전 2%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9월 조사 당시의 35%보다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향후 12개월 간의 근원 PCE 물가지수 상승률 중앙값 전망치도 9월의 2.2%에서 2.5%로 상승했다.

조사에 참여한 조지워싱턴대학교의 타라 싱클레어 교수는 연준이 12월 금리인하 이후 내년 내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명확하게 목표 수준에 도달했다는 신호가 나올 때까지 연준은 제약적인 정책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FT는 연준이 경제 성장을 자극하거나 억제하지 않는 중립적 금리 수준에 얼마나 빨리 도달할지 고민하고 있으며, 이에 가까워질수록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라이트는 팬데믹 이후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짐에 따라 연준이 과거보다 인플레이션에 더욱 민감히 반응할 것이라고 본다. 그는 "2019년에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명확히 보일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태도를 가질 여유가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그런 자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중립적 금리 수준이 정확히 어디인지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인정하며 "현재 금리가 중립 수준보다 높은 것은 확실하다"고 발언했다.

경제 성장률에 대한 전망은 낙관적으로 나타났다. 9월 조사 당시 2%로 예측됐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중앙값은 이번 조사에서는 2.3%로 상향 조정됐다. 경기 침체 가능성은 비교적 낮게 평가됐으며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2026년 3분기 이후에야 경기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트럼프의 정책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싱클레어 교수는 "트럼프의 정책 조합이 장기적으로는 분명히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 속 연준이 정책 조율에 있어 겪을 난항도 예상된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또한 트럼프 당선인과 파월 의장 간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