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트럼프 "국가차원 비축" 발언에 10만7천달러도 뚫어

트럼프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 기금 만들 계획 있다"

"시장, 이제 11만달러 목표…트럼프 발언에 조정 안 일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가 차원에서 가상화폐를 전략적으로 비축할 것이라는 계획을 언급하면서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17일 한때 10만7천달러를 기록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3시 30분 기준, 전날 대비 5.02% 상승한 107,846.96달러에 거래됐다. 전날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5일 10만4천달러에 근접한 후 등락을 거듭하다 15일부터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IG의 토니 시카모어 분석가는 "우리는 이제 '블루 스카이' 영역에 들어섰다"며 "시장은 이제 11만달러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을 언급하며 "그의 새로운 발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다렸던 조정이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나 그 외 다른 국가가 아닌 우리가 선두가 되고 싶으므로 가상화폐로 대단한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석유 비축 기금과 같은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 기금을 만들 계획이 있냐"고 묻는 말에 "그렇다"고 답했다.

데이터 제공업체인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 세계 정부는 비트코인의 총 공급량의 2.2%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은 약 200억 달러에 달하는 20만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영국, 부탄, 엘살바도르 등 다른 국가들도 상당량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은 이달 초 비트코인을 금에 비유하기도 했다.

분석가들은 또한 시행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페퍼스톤의 연구 책임자인 크리스 웨스턴은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 기금에 대해 아직 신중해야 하며, 이는 가까운 시일 내에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전략적 비축 기금에 대한 희망을 키우는 발언을 한다면 이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한 결과는 신중하게 고려하고 시장에 잘 전달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의 수혜주인 비트코인은 그의 백악관 복귀가 확정된 상승 랠리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대선 이후 55% 이상 급등했다. 가상화폐 시장의 총 가치는 올해 들어 거의 두 배로 증가해 3조8천억달러를 돌파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가상자산을 "사기"라고 비난했으나 최근 입장을 바꿔 미국을 "세계 가상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며 업계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아울러 그가 친(親)가상화폐 인사를 주요 자리에 임명하면서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가상화폐 저승사자'라 불리는 개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친(親) 가상화폐' 인사로 꼽히는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이 그의 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한 차기 행정부의 '가상화폐 및 인공지능(AI) 차르'로 데이비드 색스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임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