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트럼프發 인플레 우려에 금리인하 축소 전망"
'제로 금리' 복귀 바라는 트럼프와 긴장 고조 가능성
NYT "양측 충돌, 12월 FOMC 끝나는 18일 시작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제롬 파월 美연준 의장을 해임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번복하고 그의 임기를 보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 로이터>
첫 임기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또다시 연준과 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세 인상, 불법 이민자 추방 등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반등시킬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연준이 금리인하에 대한 보다 신중한 입장을 강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제로 금리로의 복귀를 바라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에 반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의 차기 행정부가 1기 행정부의 어느 시점보다도 높은 상태의 금리에서 출발하게 됐다"며 "양측간 긴장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시장은 트럼프 당선인과 파월 의장의 갈등 관계를 주시하고 있다.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자신의 지명으로 의장이 된 파월 의장의 통화 정책에 대해 많은 비난을 쏟아내며 백악관에 복귀할 시 그를 해임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와 관련 지난달 파월 의장은 "미국 대통령은 연준 의장을 해고하거나 강등할 권한이 없다"며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의 임기는 바이든 행정부 아래 2026년까지 연기됐다.
이 가운데 트럼프표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연준 관계자들과 경제학자들은 공개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의 한 관계자는 "연준의 분석가들이 이미 관세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피하려 하고 있다"며 "이러한 정보가 공개될 경우 연준이 반(反)트럼프적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앞서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표 관세가 실제 시행되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1% 가까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즉시 중국과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더해 지난주 나온 11월 미국 도매 물가가 예상치를 웃돌며 연준이 내년 점도표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낳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부스 경영대학원과 지난 11일에서 13일 사이 경제학자 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내년 금리 전망치가 9월보다 상향 조정됐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응답자는 2025년 말까지 금리가 3.5% 이상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 9월 동일한 조사에서 다수가 3.5%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을 점쳤던 것과 대비된다.
또한 조사에 참여한 경제학자 중 약 60%는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으며 특히 보편적 관세 도입과 중국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 계획이 실행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이달 NYT가 개최한 딜북 서밋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물가가 조금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좋은 소식은 우리가 중립적인 금리를 찾기 위해 좀 더 신중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에서도 파월이 이끄는 연준이 제로금리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하는 경제학자들은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면 트럼프 당선인이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와 연준의 충돌의 서막이 FOMC 결과가 발표되는 18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파월 의장 등 연준 고위 인사를 쫓아낼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NYT는 그가 공개적인 비난을 통해 연준에 대한 신뢰와 호감도를 서서히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파월 의장의 후임을 미리 밝히면서 그의 영향력을 약화할 수도 있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통령이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기관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자회견에서 그는 "대통령이 (금리 결정에 대해) 최소한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연준은 1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FOMC에서 스몰컷을 단행해 정책금리를 4.35~4.5%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CME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95.4%로 점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