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대통령 권한대행 재판관 임명, 황교안 때 사례 있어”

권성동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헌법재판관 임명 불가” 주장해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도 “국회 선출 시 권한대행은 임명”

야당에서 현재 공석인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 임명 절차를 추진 중인 것과 관련, 국민의힘 측에서는 대통령이 직무정지된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가결된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신임 헌법재판관을 임명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이는 헌재의 '9인 체제' 완성을 위해 재판관 임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 권성동 "한덕수, 헌법재판관 임명 불가" 주장

국민의힘 권성동 권한대행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기 전까지 (한덕수)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권 대행은 이에 대해 과거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에는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지만 대통령 직무 정지 시에는 임명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며 "과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탄핵안이 헌재에서 최종 인용된 이후에 대법원이 추천한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황 전 총리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재에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덕수 대통령 권한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며 힘을 실었다.

■ 헌재 "대통령 권한대행 재판관 임명, 사례 있다"
■ 헌재 재판관 2인 "국회가 통과시키면 임명해야"

그러나 헌법재판소 측에서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행보를 짚으며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6석 체제'인 헌재의 '9인 완성 체제'를 위해 재판관 임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진 헌재 공보관은 1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 컨퍼런스룸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신임 헌법재판관 임명권이 있는지와 관련한 질문에 "예전 황교안 권한대행 때 임명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황 전 권한대행은 헌재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인용한 이후 대법원장 몫으로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바 있다.

또한 헌재 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이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헌법재판관 청문특위 간사)와의 질의응답서를 통해 "국회에서 (헌법)재판관 선출안을 통과시키면 그대로 임명하는 것이 헌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현재 공석인 국회 몫 헌법재판관 3인의 임명을 놓고 여·야가 충돌하는 분위기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심리는 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해야 인용되는데, 헌재는 현재 '6인 재판관' 체제로 한 명만 반대해도 기각이 되기에 야당은 나머지 재판관 3인 인선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