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핀 어수리 모습. [사진=국립산림과학원]
17일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연구팀(조성훈·김윤나 교수, 박우희 천인지한의원 원장)은 어수리 뿌리 추출물이 알코올성 치매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국제분자과학저널(IJMS)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알코올성 치매 치료에는 현재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메만틴이 주로 사용되지만, 간질환이나 신장기능 저하와 같은 부작용이 있어 초기 환자나 고위험군에 대한 대체 치료제 개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한의학에서 신경통과 항염증 효과로 알려진 어수리 뿌리 추출물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실험쥐를 대상으로 용량별(100mg/kg, 200mg/kg) 어수리 뿌리 추출물을 투여한 뒤 Y 미로 테스트와 강제 수영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200mg/kg을 투여한 실험군에서 단기 기억력과 공간 인지 능력이 향상되고 우울 증상 역시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신경 보호와 관련된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세포 생존에 중요한 단백질인 p-ERK1/2, 기억 형성에 관여하는 전사인자 p-CREB 발현이 해마에서 증가했으며, 간에서는 지방 축적이 감소하고 알코올 대사 효소 ADH1의 발현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김윤나 교수는 "어수리 뿌리 추출물이 기존 한의학에서 통증과 염증 치료에 주로 사용돼 왔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인지 기능 개선 효과가 입증됐다"며 "알코올성 치매 예방과 치료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어수리는 과거 '동의보감'에서 '왕삼'으로 불리며 염증 치료와 피를 맑게 하는 효과가 기록된 약초다. 주로 강원도와 경북 북부의 높은 산에서 서식하며, 특히 경북 영양 일월산에서 자란 어수리는 뛰어난 맛과 향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